60명이 5개월간 뒤지면 어느 기업이 살아남을까?

by 인선호 posted Apr 1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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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실업 박연차 회장 변호인단에 최근 참여한 박찬종 변호사가 12일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장문의 편지를 언론에 공개했다.

박 변호사는 이 편지에서 "법대로 검찰의 조사를 받는다는 것이 능사입니까?"라고 반문하며 "모든 것을 스스로 털고 서울구치소 정문을 노크하십시요"라고 압박했다.

구차하게 검사의 조사를 받고 방어하고 해명하지 말고 "모든 것을 떠안고 이 땅에 불행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역사 앞에 십자가를 지라"는 뜻이다.

그런데 박 변호사의 글에는 주목할 부분이 또 하나 있다. 박연차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기 전에 진행된 국세청의 세무조사의 강도와 규모를 짐작케 한다.

박 변호사는 "지금 이 나라에서 최고 악덕기업과, 정경유착의 1급 경영자가 박연차는 아니다"며 "태광실업에 세무사찰 요원 60명이 투입되어 5개월간 샅샅이 뒤져서 모든 정황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세무사찰 요원 60명이 5개월간 뒤졌다는 박 변호사의 말이 사실이라면 현 정권이 국세청을 앞세워 전 정권을 겨냥한 기획사정을 벌였음을 부인하기 어렵게 된다.

이 쯤되면 박 회장이 '대운하 전도사'라는 별명이 붙었던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통해 세무조사 무마로비를 시도할 법하다.

박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최근 몇 년 사이에 한나라당의 대선자금 차떼기 사건과 삼성.현대차 사건 등 굵은 사건들이 떠올랐지만 무탈하게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면서 "태광실업과 견줘 자산규모 비례에 따른 세무사찰 요원을 동원해 이름난 대기업을 5개월간 뒤지면 어떤 일들이 벌어지겠나"고 물었다.

물론 대답도 그의 몫. "서울의 남산이 반쯤 허물어지는 듯 한 천지가 진동하는 사법처리 대상자들이 나올 것이다. 이게 우리 조국의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는 게 박 변호사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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