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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7일 공개한 사과문에서는 노 전 대통령 특유의 승부수를 읽을 수 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수사가 계속되면서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한 이상 먼저 부정을 시인하고 사과함으로써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정면 돌파'를 택한 것이다.

검찰이 후원자였던 박 회장은 물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상대로 노 전 대통령과 금품 거래한 것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상황에서 어차피 드러날 사실이라면 먼저 공개하겠다는 노 전 대통령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이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검찰은 그동안 박 회장 로비 의혹 수사와 관련해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정한 수사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노 전 대통령을 목표로 수사를 진행해 왔다.

◆ 정치적 자존심 선택
= 노 전 대통령이 권양숙 여사의 금품 수수 사실을 공개한 것은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이날 자택에서 체포돼 박 회장에게서 수억 원대 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 일차적 영향을 받았다.

정치적 동지인 측근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노 전 대통령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고 측근들을 보호하겠다는 의지가 발동한 것이다. 정치적 리더로서 자신을 지원해 준 사람들에 대한 마지막 예의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실제로 사과문에서 "혹시나 싶어 미리 사실을 밝힌다"며 정상문 전 비서관은 결백하다고 강조했다. 또 "혹시 정 전 비서관이 자신이 한 일로 진술하지 않았는지 걱정"이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층의 실망과 이탈도 결심을 굳히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검찰 수사가 진행될수록 참여정부 전반의 도덕성 결함이 불거지고 노 전 대통령 측근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져 왔다. 그 과정에서 이른바 '노사모'로 대표되는 노 전 대통령 지지층의 실망이 확대되면서 지지층 이탈도 가속됐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을 지지했던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과 정치적 외로움이 결단을 재촉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사과문 제목을 포함해 5번이나 '사과한다' '송구스럽다'고 했다. 특히 금품 수수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인하는 대목에서 노 전 대통령은 '저의 집'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는 박 회장에게 금품 로비를 받았음을 사실상 시인하면서도 노 전 대통령 자신이 직접 개입한 것이 아니라 부인이 받은 것이며 '의도적이지는 않았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정치적ㆍ도덕적 자존심을 지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 공정한 수사 당부
= 노 전 대통령은 사과문을 통해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더 상세한 이야기는 검찰 조사에 응하여 진술할 것"이라고 했고 "응분의 법적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정정당당하게 조사받고 죗값을 치름으로써 전직 대통령으로서 당당함을 보이는 동시에 현 정권에서 박 회장 로비에 연루된 인사들 또한 법망을 피해갈 수 없다는 경고 의미로 풀이된다. 따라서 현재 박 회장에 대한 수사가 참여정부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여야 막론하고 무차별적으로 연루된 인사가 많아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공정한 수사와 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불필요한 오해가 양산되는 것을 염려하며 "코멘트할 사안이 아니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집무실에서 '아세안+3' 정상회의 관련 내부 회의를 주재하던 중 노 전 대통령 사과문에 대한 보고를 받았으나 일절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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