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철현 주일대사(사진)의 부적절한 국내행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11월 돌연한 일시 귀국에 이어 석달 만에 교회 장로 임직식을 위해 귀국한 데다, 부산에서 대규모 지역행사를 열고 여당 정치인들과 만나는 것 등이 ‘정치 행보’로 비쳐지면서다.
정치권에선 내년 지방선거와 연관된 해석을 내놓는 등 대사 임무보다 본국 정치에 지나치게 촉각을 드리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 선거 논공행상식 ‘낙하산’ 공관장 인사의 귀결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권 대사는 20일 부산 사상교회에서 장로 임직 행사를 하기 위해 외교통상부에 사흘간 휴가를 내고 지난 17일 귀국했다. 임직식에는 부산지역 국회의원 등 지역 인사들을 대거 초청했고,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 축사에 나선다. 앞서 권 대사는 18일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부산 사상) 인사들과 저녁식사를 한데 이어 20일 오전 사상지역 한 초등학교 강당 개관식에도 참석한다. 정치권에선 권 대사의 정치적 복귀를 예고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권 대사는 ‘개각설’이 돌던 지난 11월 말에도 돌연 귀국, 국내는 물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로부터 ‘국내 복귀설’이 제기되는 등 구설에 시달렸다.
권 대사는 정치 복귀와 관련된 관측을 부인했다. 권 대사는 19일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정치 행보라는 것은 전혀 사실과 맞지 않다. 이 의원은 소망교회 장로 자격으로 오랜 인연 때문에 오시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국내 복귀설’에도 “처음 부임했을 때 적응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금은 주변에 ‘대사를 하면 한 2년은 해야 할 것 같다. 전혀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 도와달라’고 부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나 주일 대사관은 “외교통상부에 신고한 뒤 허가를 받고 (한국에) 들어갔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권 대사가 귀국할 때마다 ‘국내 복귀설’이 도는 것을 두고선 비판적인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외교부 한 관계자는 “권 대사가 일본통이어서 처음 부임할 때만 해도 본부는 물론 일본 측도 상당한 기대를 했지만 지금은 1년 전과 조금 인식이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한 의원도 “대사가 장로 임명장을 받는다고 들어오고 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며 “이 의원까지 부산으로 초청한 것을 보면 거기서 정치적인 입장을 정리하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