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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이 1980년 5ㆍ18광주민중항쟁 당시 전두환 군부의 광주 무력진압과 재진입을 온몸으로 막겠다는 비밀편지를 광주 가톨릭사제에게 보냈던 사실이 29년만에 공개됐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또 항쟁 당시 광주 희생자와 부상자를 위해 당시로서는 거액인 1000만원을 현금으로 전달했다.

17일 천주교 광주대교구장을 지낸 윤공희 대주교(86) 에 따르면 김수환 추기경이 광주대교구에 비밀편지를 보낸 것은 1980년 5월23일. 윤 대주교는 당시 광주대교구장 이었다.

김 추기경은 1장짜리 편지에 "계엄군이 무력으로 또 다시 시민들을 진압하려 하는 것을 막아보도록 하겠다. 광주대교구도 시민들과 화합해서 더 이상 무고한 희생자가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추기경은 또 "평화적으로 사태가 수습됐으면 한다"며 짧은 편지를 마무리 지었다.

편지 속에는 당시로서는 큰 액수인 1000만원이 동봉돼 있었다고 윤 대주교는 밝혔다. 김 추기경이 편지와 함께 보낸 1000만원은 부상자와 희생자 유족들을 돕는데 쓰였다.

김 추기경은 당시 광주에서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작전으로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손수 편지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추기경의 편지는 군종신부를 통해 광주 상무대로 전달됐고 다음 날 시민군과 계엄군이 대치했던 서구 화정동에서 조비오 신부 등이 군종신부에게서 건네받았다.

당시 계엄군은 시민군에 밀려 광주 도심 외곽으로 후퇴, 봉쇄작전을 펼치면서 재 진입을 위해 전열을 정비하고 있었다.

김 추기경의 결의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광주가 피로 물들자 추기경은 늘 괴로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추기경은 광주에 대한 빚과 아픔을 1984년 한국을 처음방문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통해 조금이나마 풀려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요한 바오로2세는 서울에 도착해 하루를 묵은 뒤 첫 공식일정으로 광주를 찾았다. 광주공항을 통해 광주에 도착했던 교황은 곧바로 미사 장소였던 무등경기장으로 향하지 않고 금남로를 거쳐 옛 도청 앞 광장을 돌아 무등경기장에 도착했다.

어떡해서든 광주의 진실을 알려보려는 김 추기경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돼 교황에 대한 일반적인 의전에서 벗어난 차량 이동이 가능했던 것이다.

윤공희 대주교는 "김 추기경은 살아있을 때 광주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당시 교황청 대사를 통해 미국대사 등을 만나 문제를 해결해 보려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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