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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수입이 1000만원 가까이 됐지만 지금은 절반도 안 된다. 2000년대 이래 이런 불황은 처음이다.” 강남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박모 사장의 하소연이다.

강남의 고급 룸살롱이나 클럽에도 경제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최고급 술집들 중 일부는 문을 닫고 있다. 좀처럼 없던 대규모 가격할인이나 업종 바꾸기도 눈에 띈다. 소위 잘나간다는 아가씨들의 수입 또한 반 토막 났다.

이뿐 아니다. 매출의 일부를 유흥업소와 종사자들에게 의존하던 각종 자영업자들도 하소연이다. 선릉역 일대 월세 오피스텔은 매물이 넘쳐난다. 강남의 유흥업계는 현재 불어 닥치고 있는 경제위기를 잘 보여준다. 이들을 통해 경제위기의 현 주소를 점검해 봤다.


불 꺼진 강남 룸살롱…매출 절반 뚝↓

서울 서초동에서 B룸카페를 경영하던 김모 씨(37)는 최근 가게를 거의 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경부터 손님이 뚝 끊겼기 때문. 김 씨는 “단골 등 손님들이 미리 연락하고 올 때만 문을 연다”면서 “가게 계약이 남아 있어 마지못해 하고 있는데, 계약이 끝나는 대로 접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기 불황 여파로 강남의 소위 잘나간다는 유흥업소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고급 룸살롱들도 불황 탓에 문을 닫거나 업태를 바꾸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강남 일대 최고급 유흥업소인 ‘텐프로(10%)’ 3곳도 최근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담동 E룸살롱 사장 박모 씨는 “한때 자칭 타칭 텐프로들이 30여곳에 이르는 때도 있었다”면서 “최근에는 10여곳으로 줄어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다.

텐프로뿐 아니라 그 아래인 소위 ‘점오(15%)’와 단란주점 등도 매출이 최소 30~40%에서 절반 정도 줄어든 곳이 많다. 술집들 영업 불황은 종업원들은 물론 관련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강남과 일산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운영하는 모텔 지하에 있던 단란주점도 장사가 안 되서 문을 닫았는데, 새로 들어오겠다는 업자가 없다”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 불황의 직격탄으로 업소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안마시술소나 모텔 등이 서서히 매물로 나오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강남 유흥업소 불황 영향은 주류시장에 바로 나타난다.

지난해 국내 주류시장에선 고가인 위스키 소비가 줄고 맥주 소비는 늘어났다. 대한주류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위스키 출고량은 모두 284만8485상자(1상자는 9ℓ)로 전년과 비교하면 0.1% 감소했다.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출고량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7월부터 -28.9%로 급감하기 시작해 9월부터 12월까지 월별로 -6.4%, -14.2%, -18.3%, -6.6%를 기록하며 줄곧 내리막이었다. 특히 연말에도 위스키 소비는 살아나지 않아 12월 소비량이 전년 대비 6.6%나 감소해 불황의 여파로 접대나 송년회 등 술자리가 크게 줄었음을 보여줬다.

반면 상대적으로 서민 주류인 소주와 맥주의 판매 비중은 높아졌다.

맥주는 지난해 호황을 누리면서 연간 출고량이 1억875만6000상자(500㎖ 20병)를 기록,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또 소주 판매량은 지난해 기준 34억5000만병(360㎖)으로 지난 2007년 33억1950만병보다 1억3000만병(3.78%)가량 늘었다.

업계에서는 맥주 소비 증가에 대해 지난해 경제 불황의 여파로 술자리 규모가 축소되면서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맥주 소비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위스키보다는 집이나 조촐한 장소에서 간단히 마실 수 있는 맥주가 불황 덕에 인기를 끈 것 같다”면서 “2007년 12월 출고량 비중에서 가정용이 45.3%를 차지하던 것이 지난해 12월에는 46.1%로 소폭 늘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일명 ‘소폭’ 문화가 확산하면서 불황 속에서도 소주와 맥주 소비량이 동반 상승했다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불황을 유흥업소 거품제거의 기회로 보기도 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20~30% 수준인 우리나라 지하경제의 상당 부분이 유흥업소에서 생겨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전국에서 영업 중인 룸살롱과 단란주점, 나이트클럽 등 유흥주점은 7240여곳이며 이들이 내는 특별소비세만 연 1560억원 정도인 것으로 집계됐다. 김상국 경희대 교수는 “힘들겠지만 한국 사회에서 거품을 제거하고, 유흥업소 여성인력들을 정상적인 노동시장으로 이끌어내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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