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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특유의 두둑한 배짱을 앞세워 산업은행과의 '장기 게임'을 매우 흥미진진하게 주도하고 있다. 장기 게임의 판돈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대우조선 매각대금 납부 방식과 선 실사 후 본계약 허용 여부다.

김 회장은 먼저 실사를 확실하게 한 다음에 대우조선을 '할부'로 사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산업은행(총재 민유성)은 본계약을 마냥 늦출 수 없고 약간의 양보와 배려를 해 줄 테니까 목돈을 내고 가져가라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여차하면 장기판을 엎어 버리겠다"라며 상대방을 위협하고 있다.

김회장은 지난 26일 (주)한화, 한화석유화학, 한화건설 등 3개 회사 이사회 의결을 앞세워 선공을 했다. 선 실사 후 본계약 체결과 대금 분할 납부를 허용해 주지 않으면 장기판이 엎어질 수도 있다며 먼저 으름장을 놓았다.이런 공룡 같은 기업을 인수하면서 실사도 하지 않고 본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돈도 마찬가지다.분할해서 모두 납부하면 산업은행이 무슨 손해를 보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이에 산업은행이 28일 매도인 권리를 1개월간 유보하고 한화그룹이 내놓은 매물을 사 들여 자금조달도 지원하겠지만 1월 말까지 본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맞짱을 떴다. 까불면 이행보증금 3000억원을 챙기고 다른 인수 대상자를 물색하겠다고 제법 큰소리를 치고 나섰다.  

그래서 둘러앉아 구경을 하는 사람들에게 상당히 재미있는 장기판이 되고 있다. 재미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산업은행이 권리 행사를 1개월 늦춰 준다고 해서 불가능한 매입 자금을 한 달 새에 뚝딱 조달할 수 없다는 것을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다. 그런 데도 산업은행은 1월 말까지 본 계약을 체결하고 3월30일까지 돈을 모두 내놓지 않으면 판을 깨버리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휴일인 일요일에 기자회견까지 소집해 이렇게 큰소리를 쳐 놓고 또다시 물러나 양보를 하면 망신살이다. 그러나 김 회장은 눈도 끔쩍하지 않고 "그 정도로는 안 된다"고 고개를 흔들어 산업은행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보통 배짱이 아닌 셈이다. 최악의 경우 3000억을 떼이더라도 '판돈'으로 내건 두 가지를 양보할 수 없다는 포석이다.

#다급해진 산업은행=산업은행은 28일 오후 2시 여의도 본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소집해 "대우조선 매도인의 권리 행사를 내년 1월 말까지 1개월간 유보한다"라고 밝혔다. 한화 측이 1월 말까지 본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매도인의 권리를 행사하겠다며 공개적으로 못을 박고 나왔다.

산은은 "한화는 인수 의지의 진정성을 보이고 보유 자산 매각 등의 실현 가능한 자체 자금 조달 계획을 마련해 제출해야한다"라고 압박했다.

한화컨소시엄이 요청해오면  수용 가능한 가격 및 조건으로 한화그룹의 보유 자산을 매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금 조달에 협조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대안까지 제시했다. 이어 한화가 성실한 자금조달 노력을 하지 않으면 내년 1월 말 이전이라도 언제든지 매도인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만큼 인수 대금 납입은 예정대로 3월30일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이 일단 수세에 몰린 형국이다.  본계약 체결 이전에 대우조선 노조의 반발로 실사를 하지 못했다는 점이 법적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김 회장이나 산업은행 측이 장기판을 엎어 버렸을 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매각 실패라는 비난을 들어야 하고 시장 여건이 악화한 상황에서 6조 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할 다른 매입자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죽 급했으면 보유 자산을 직접 매입해 자금까지 조달해 주겠다고 나섰다.

#'냉정한 승부사' 김 회장= 지금 수중에 돈이 없어 애초 합의대로 하고 싶어도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2조원 이상의 인수 대금 마련을 위해 대한생명 지분과 한화리조트, 갤러리아백화점, 장교동 빌딩 등을 매물로 내놓았으나 임자도 안 나타나고 값도 형편없이 떨어져 있으며 애초 가세하기로 했던 투자자들도 발을 빼고 있다며 우는소리를 하고 있다.

지난 23일 산은 M&A(인수합병)팀에 잔금을 분할 납부하는 등의 형태로 납부 시한을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26일에는 ㈜한화와 한화석유화학, 한화건설 등 한화그룹 3개 계열사는 26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고 산업은행에 대한 2차 압박을 가했다.

한화 측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이들 회사는 조선업 경기 하강에 따른 수주 취소와 신규 수주의 부재, 잠재부실 발생 우려 등이 대우조선의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만큼 이같이 의결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28일 한 발 후퇴와 동시에 으름장을 놓는 기자회견을 했으나 김 회장은 고개만 끄떡 끄떡하며 느긋한 반응을 담은 보도자료를 냈다.

"진일보한 것으로 본다. 산업은행의 오늘 발표는 자금 문제와 관련한 금융여건의 현실적 어려움을 이해하고 나름대로 방안을 제시했으나 실사 없이 본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한 보완책이나 인수대금 잔금 지급조건 완화 등 앞서 산은측에 요구한 사항들에 대해 긍정적 답변이 없었던 점에 대해서는 더 협의를 해야 한다. 최근 이사회에서 의결한 바와 같이 제반 현실적 난관을 풀려는 방법에 대해서는 당사자 간의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실사 후 본 계약을 체결하고 '할부 판매'를 허용하지 않으면 장기판이 엎어지는 상황이 발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제 공은 또다시 산업은행으로 넘어갔다. 산업은행은 참으로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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