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복귀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권영세 전 사무총장이 지난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냥은 이미 끝났고 지금은 '사냥개'가 필요한 시기가 아니다"며 이 전 최고위원의 복귀 움직임을 강력히 비난하자 친이재오 측이 발끈하고 나섰다.
공성진 최고위원은 같은 날 CBS 라디오 '시사자키 고성국입니다'에 출연해 "이 전 최고위원은 권영세 의원과 같이 최고위원 생활을 하면서 정권교체에 큰 역할을 한 분"이라며 "사냥개로 표현하는 것은 부관참시"라고 비판했다.
공 최고위원은 '사냥이 끝났다'는 표현에 대해서도 "사실 이명박 정권이 정권교체에 성공했지만 아직도 경제살리기나 일자리 창출은 요원하기만 하다"며 "그런데도 사냥이 끝났다고 보는 권 의원의 현실인식이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가운데 친이명박 원외위원장 23명의 모임인 '거해'는 13일 저녁 10여명이 참석해 긴급 회동을 갖고 "권 전 사무총장은 대국민사과를 하고 탈당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 이재오 미국서 전화해 권영세 탈당 기자회견 만류
'거해' 회장인 안병용 서울 은평갑 위원장은 14일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국민은 집권당이 경제문제를 해결해 주길 바라는데 당 사무총장을 지낸 중진 의원이 정치논리로 싸움을 벌여서야 되겠느냐"며 "권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정권을 교체한 국민들이 다 '사냥질'을 한 것이냐"고 지적했다.
특히 원외위원장은 당초 14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권 전 사무총장의 탈당을 촉구할 예정이었지만 이 소식을 접한 이 전 의원이 미국에서 전화를 걸어 만류해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이 전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현재 경제가 어렵고 나라가 혼란스러운데 집권당 위원장들이 기자회견을 할 경우 국민 보기에 좋지 않다"며 "정치하는 사람이 이런저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큰 정치를 해야지, 그 사람들과 어쩌겠냐"며 극구 만류했다는 것.
또한 이 전 의원의 팬클럽인 '재오사랑' 회원 5명도 13일 오전 권 전 사무총장의 의원회관 사무실을 찾아 "권 의원의 발언으로 오히려 당내 분란을 만들었다"며 권 전 사무총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항의문을 전달했다.
이 전 의원의 한 측근 의원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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