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이 지난 5일 공개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군부대 시찰 사진에 대한 조작 의혹이 외신을 중심으로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와 BBC 인터넷판은 사진이 공개되자 합성됐을 가능성을 잇따라 제기했다.
김 위원장의 조선인민군 제2200부대와 제534군부대 직속 구분대 단체 사진을 보면 군인들과 김 위원장의 그림자 각도가 다르다는 점이 첫 번째다. 사진에서 부대원들의 다리쪽 그림자는 비스듬하게 드리워진데 비해 김 위원장의 다리쪽 그림자는 더 세워져 있다.
또 김 위원장의 양 옆에 서 있는 군인들의 다리 뒤로는 검은 선이 그어져 있지만 김 위원장 뒤에는 검은 선이 끊겨져 있다.
김 위원장의 왼발 부분을 확대해 본 결과 좌우측 사진 픽셀이 다르다는 점도 합성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전문가들은 사진을 합성하지 않았다면 픽셀이 그렇게 차이가 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지난달 11일 김 위원장의 여성포중대 시찰 사진을 공개했지만 이 때에도 녹음이 짙은 사진 배경 등을 이유로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이 중단된 지난 8월14일 이전에 찍은 사진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공식적으로 촬영 날짜를 밝히지 않는 가운데 정부가 이를 분석해 공식 발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북 전문가는 북한의 김 위원장 동정 보도가 북미관계를 겨냥한 목적이라고 분석하는 한편 남측 언론이 김 위원장 사진에 지나치게 연연해 하는 것을 경계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조작인지 아닌지 확인이 안 된 상황에서 추측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김 위원장의 사진 공개 등이 북미관계를 풀기 위한 수순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특징적"이라고 분석했다.
조 연구위원은 이어 "국내 언론이 의혹을 제기하고 북한은 답하는 형식으로 사진을 내놓고 있다"며 "북측이 (사진 공개 등을) 의도를 갖고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실 여부가 최종적으로 확인될 때까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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