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인맥 어디 없나" 국내 재계 비상

by 인선호 posted Nov 0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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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에서 8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국내 재계에 비상이 걸렸다. '오바마 시대'를 맞아 향후 한국과 미국 간 경제 현안을 조율하고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맥과 채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5일 "부시 대통령이 텍사스주지사를 지낼 때 오스틴에 삼성 반도체공장을 세우면서 부시 등 공화당 인사들과 두터운 교분을 쌓아왔다"면서 "하지만 오마바 당선자 측 인맥은 솔직히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삼성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오바마 당선자와 같은 대학(하버드대) 출신이지만 교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ㆍ기아차그룹도 '오바마 인맥'이 없어 답답해하기는 마찬가지다. 더욱이 오바마 당선자가 후보 시절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 한국의 대폭적인 양보를 주장한 만큼 그룹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룹 내부에서 오바마 인맥이라고 할 만한 사람은 없고 주요 임원 중에 컬럼비아대학이나 하버드대 법대 출신도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LG그룹도 예외는 아니다. LG그룹 관계자는 "국내 재계에서 오바마 당선자와 개인적 인연이 있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그나마 지난 2001년 6월부터 4년 동안 한ㆍ미교류협회장을 역임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오바마 당선자 측과 끈이 닿아 있다는 후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해 차기 백악관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되는 톰 대슐 전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향후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에니 팔레오마바에가 미 하원 국제관계위 아태소위 위원장, 오바마 당선자를 초기에 지원한 얼 포머로이 하원 세입위 의원 등과 교분을 맺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장도 한ㆍ미재계회의 등을 통해 윌리엄 로즈 씨티그룹 부회장 등 오바마 당선자와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사들과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한ㆍ미재계회의 미국 측 위원장인 로즈 부회장은 루빈 씨티그룹 고문과 함께 최근 한ㆍ미통화스왑 협정 체결에 일익을 담당한 인물로 주요 대미 접촉 채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통인 류진 풍산그룹 회장도 오마바 당선자 지지를 선언한 콜린 파월 전 합참의장과 막역한 사이여서 민주당과의 채널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미국 민주당과의 인맥을 넓히기 위해 여러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며 "오는 18일 클린턴 정부 시절 백악관 안보자문보좌관을 지낸 새뮤얼 버거, 씨티그룹 CEO 출신인 찰스 프린스 등을 초청해 미국 차기 정부의 정책을 주제로 세미나를 갖는 것도 이 같은 계획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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