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뺑소니 사망사고, 두 친구의 '기구한 인연'

by 인선호 posted Oct 1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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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저녁 전북 진안군 성수면의 한 도로에서 발생했던 뺑소니 사망 사고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한 동네 사는 절친한 친구였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들 친구의 '기구한 인연'은 사건 수일 전 모친상을 당한 서모씨(59)가 어머니의 유해가 모셔진 교당으로 부인을 태우러 가면서 시작됐다.

13일 저녁 6시50분께 진안군 성수면 용좌마을 앞 왕복 2차선 도로 진안 마령에서 임실 관촌방향으로 자신의 1t 화물차를 몰고 가던 서씨는 오른쪽 범퍼에 알 수 없는 물체가 부딪힌 것을 느끼고 차를 급하게 세웠다.

서씨의 차량이 친 것은 다름 아닌 사람.

서씨는 이날 자신의 밭에서 고추를 따 길 옆에 세워둔 경운기에 옮겨 싣고 있던 정모씨(60)를 친 것이었다.

서씨는 겁이 난 나머지 사고를 당한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할 생각조차 못하고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와 버렸고, 자신의 동생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결국 서씨는 동생의 권유로 사고를 낸지 7시간이 지난 14일 새벽 2시께 경찰에 자수를 하며,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자신이 사고를 내 숨지게 한 사람이 자신의 친구라는 것. 이들은 이웃 마을에 살면서 동갑계를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

경찰에서 서씨는 "날이 어두워져 정씨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친구를 죽게한 죄인이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고 울먹였다. 진안 경찰은 15일 서씨에 대해 특가법상 도주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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