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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장교들에게 접근해 군사기밀을 북한으로 빼돌린 위장탈북 女간첩 원정화 씨의 수사 발표로 원 씨의 개인사가 공개되면서 그녀의 기구한 운명과 사랑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원지방검찰청과 경기지방경찰청, 국군기무사령부, 국정원 경기지부로 구성된 합동수사본부는 27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검 대회의실에서 수사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보위부 출신의 간첩 원정화 씨(34.여)를 간첩 및 간첩미수 등의 혐의 등으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윤곽이 잡힌 원 씨의 기구한 삶은 영화 <쉬리>의 여주인공 김윤진과 같이 분단 체제의 아픔과 인간적인 사랑이 대치된 모습이었다.

◇지령에 따른 위장 결혼
원 씨는 1989년부터 북한 특수부대 남파공작 훈련 도중 부상으로 제대한 뒤 백화점 절도 등으로 6년 간 방황했다. 1998년 친척의 도움으로 중국에 보위부 공작원으로 파견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원 씨는 중국에서 공작원으로 활동하던 2001년 탈북자 및 남한 사업가 등 100여 명을 납치했다. 원 씨는 당시 북한 정보에 관심이 많은 남한 사업가와 잠시 교제를 하게 돼 같은 해 4월 임신을 하게 됐다. 하지만 원 씨가 남한 사업가에게 한국에 본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교제 기간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후 원 씨는 남한에서 결혼 어려움을 겪고 중국에서 신부감을 찾던 공장 근로자 최모 씨를 만났다. 원 씨는 보위부의 지령에 따라 최 씨와의 결혼을 통해 한국에 입국하기로 결심하고 만난 첫 날 결혼을 약속한다.

이 과정에서 보위부는 원 씨가 임신 7개월 상태인 점을 이용해 입국하면 위험성이 적어질 것으로 판단, 임신한 상태에서 입국할 것을 종용했다. 이에 원 씨는 임신한 아이가 최 씨의 아기라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원 씨는 결국 2001년 10월 결혼 목적으로 입국하는 조선족으로 가장해 국내로 잠입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이혼 그리고 혼란 속의 임무 수행
원 씨는 국내에 입국한 뒤 계획에 따라 같은 해 11월 국정원에 탈북자로 위장 자수했다. 하지만 당시까지 북한 체제에 불만이 없었던 원 씨는 자수 직후 하나원(탈북자들의 사회정착 지원 통일부기관)에서 교육을 받게 되면서 처음으로 북 체제에 대한 회의를 품기 시작한다.

혼란이 남아있는 원 씨는 최 씨와의 결혼 생활 중에도 북의 군 장교의 포섭 지령을 계속해서 받게 된다. 하지만 원 씨는 임무완수를 위해 신혼이었음에도 잦은 외출을 했고 귀가 시간도 계속 늦어졌다. 이후 남편 최 씨와 불화가 이어져 결국 둘의 결혼 생활은 한 달 만에 끝났다.

이혼 후에도 원 씨는 보위부의 지령에 표면적으로는 충실히 따랐다. 실제로 원 씨는 총 14회에 걸쳐 중국으로 출국해 재중 보위부에 보고하고 지령을 받았다. 지령 중에는 군 장교를 포섭한 후 군사기밀을 탐지하고 월북을 유도하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지령에 따라 원 씨는 경기 인근 부대의 장교들 여러 명에게 접근해 내연 관계를 맺으면서 장교들의 인적사항과 부대 위치 등을 보위부에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원 씨는 2005년 9월 국내 결혼중개업체를 통해 김모 소령을 만나 교제하게 된다.

원씨는 이후 보위부의 지령에 따라 김 소령에게 아이를 중국에서 키우자며 중국으로 유인해 포섭하려했다. 원 씨가 간첩인지 몰랐던 상황에서 김 소령은 군인이 외국에 살 수 없다는 이유로 단호히 거절해 원 씨의 포섭 시도는 미수에 그치게 된다.

◇ 체포 뒤 찾아온 안정
원씨는 2006년 9월부터 탈북자 후원회를 통해 군 안보강사로 활동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원 씨는 같은 해 11월 모 사단 정훈 장교였던 황모 대위를 만났다. 원 씨는 황 대위와 교제하면서 간첩으로서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원 씨는 분단 체제에서 북에 계속 충성해야 하는지, 남은 삶을 황 대위와 함께 일상적으로 살아갈지 고민을 거듭했다. 또 이 당시부터 원 씨는 주요지령 실패로 살해될지 모른다는 우려로 거주지에 자물쇠 4개를 채우고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는 등 극도로 혼란스러운 삶을 보낸다.

혼란 속에서 원 씨가 택한 것은 고해성사였다. 원 씨는 2007년 10월 황 대위에게 "나는 북한 보위부 소속 공작원이다. 내 임무는 탈북자 출신 안보강연 강사 신원을 확인해 북한에 보고하고 군 간부를 포섭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황 대위는 연인 관계였던 원 씨를 신고하지 않았다. 이에 원 씨는 이번 해 5월 황 대위에게 탈북자 출신 군 안보강사 2명의 신원정보를 수집해 줄 것을 요구했고 황 씨는 위 정보를 수집해 원 씨에게 제공했다.

이후 황 대위는 원 씨에게 계속 자수를 권유했다. 하지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하던 원 씨는 결국 이번 해 7월15일 합동수사본부의 3년여에 걸친 추적으로 체포됐다.

합동수사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원 씨는 초기 조사 과정에서는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으로 파악되는 극도의 불안감을 보였지만, 수사 50일이 지나면서 원 씨의 심적 고민은 어느 정도 해결됐다.

원 씨는 50일이 지난 시점부터 수사 관계자들에게 "앞으로 내가 어떻게 될지 불안하지만 체포 당시보다 마음이 더 편해졌다"고 말할 정도로 초기보다 안정적인 심적 상태를 보이고 있다.

◇수사관계자들도 인간적인 동정 보내
오랜 시간 동안 대공 관련 수사를 맡아왔던 수사 관계자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다른 남자들과 달리 황 대위는 원 씨를 진심으로 사랑해 자수를 계속 권유했다"며 "(원 씨도) 알고 보면 불쌍한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합동수사본부는 이와 같은 활동을 벌인 원 씨를 형법상 간첩 등의 혐의로 이날 구속 기소하고, A씨가 간첩인 것을 알면서 탈북자 명단 등을 넘긴 황 대위도 국가보안법상 불고지죄 혐의로 같은 날 구속 기소했다.

영화 '쉬리'는 간첩역으로 나온 여주인공이 죽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2008년 한국에서 현실화된 또 다른 '쉬리'의 주인공 원 씨의 결말은 어떻게 될지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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