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교회 차량 추락 … 한국인 10명 전원 사망

by 인선호 posted Aug 2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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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한순간에 담임 목사와 부목사 2명 등 목회자 가족 5명을 잃은 서울 봉천동 ‘꿈꾸는 교회’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담임목사 가족 3명을 잃은 경남 진해 ‘꿈꾸는 교회’도 믿을 수 없는 소식에 망연자실했다. 교회는 소식을 듣고 몰려온 신도들의 울음 소리로 가득찼다.

◇선교하러 갔다가 참변=사고를 당한 서울 꿈꾸는 교회 박태성(38) 부목사는 8세, 5세된 딸 2명과 불과 한달 남짓 된 셋째 딸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했다. 부인은 산후조리 중이라 이번 여정에 동행하지 않아 사고를 면했다. 박 부목사는 최근에도 요르단에 2주간 단기선교를 다녀온 뒤 1주일만 쉬고 다시 선교지를 향했다가 변을 당했다.

이 교회 김영태 부목사는 “박 부목사가 피곤한 몸을 이끌고도 청년부 담당이라 길을 나섰다”며 “중고생 시절부터 우리 교회를 다녔으며 전도사를 거쳐 목사 안수까지 받은 분”이라고 설명했다. 곽병배(33) 부목사와 박수진(52) 담임목사는 부부가 함께 사고를 당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들은 지난 25일 5박 6일간의 일정으로 교회 청년부 학생들을 위한 영어 선교센터용 부지를 물색하고 현지 사정을 알아보기 위해 필리핀으로 출국했다.

자매 교회인 진해의 꿈꾸는 교회에서도 박성돈 담임목사와 부인 정정희(46)씨, 딸 박보아(5)양 등이 합류했다. 이들은 진해 꿈꾸는 교회가 필리핀 현지에서 운영 중인 대안학교도 함께 둘러볼 예정이었다. 김 부목사는 “선교에 재능이 있는 청년부 학생들에게 집중적으로 영어를 가르치기 위한 선교 센터를 계획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믿을 수 없다”=서울 ‘꿈꾸는 교회’는 사고 소식을 듣고 몰려온 교인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교인들은 하나같이 눈시울이 붉어진 채 믿을 수 없다는 듯 서로 위로를 건넸다. 신도 차영환(40)씨는 “교인을 화합시키기 위해 정말 많은 고생을 담임 목사님께서 돌아가셨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고생만 하다가 돌아가셔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슬퍼했다.

교회는 오후 11시부터 본당에서 긴급 예배를 열었다. 예배를 인도한 하근택 장로는 “박 목사는 휴가 중에도 쉬지 않고 선교지를 찾아 떠났다가 사고를 당하셨다”며 가슴을 쳤다. 비교적 평정심을 유지하던 교인들은 예배가 시작되자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일부 교인들은 두 손으로 눈을 가린 채 대성통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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