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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추격자'의 모티브가 된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 사건. 유영철 사건을 수사 지휘한 전직 검사의 후일담이 최근 전해지면서 유영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에 알려진 내용 가운데 유영철이 범행 후 시신을 훼손할 때 들은 것으로 알려진 노래가 있어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중앙일보 인터넷판에 따르면, 유영철은 시신을 훼손할 때 영화 '1492, 콜럼버스'의 주제음악인 'Conquest of Paradise'를 들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스의 작곡가 반젤리스가 만든 이 음악은 비장한 클래식 분위기의 노래로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느낌을 상상해 반영했다. 유영철은 범행 전에는 해부학 책을 구해 독학했으며, 시신 훼손 작업이 끝나면 시를 쓰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건석 변호사(42·전 서울중앙지검 형사부 검사)는 4일 대검찰청 전자신문 뉴스프로스(8월호)에서 "비오는 날 유영철의 범행재연 장면을 지켜보고 있자니 괴기스러운 공포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며 유영철과 첫 대면을 회고했다.

2004년 7월16일. 아침부터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현 광역수사대) 경찰관들이 검사실을 찾아와 검거한 절도 용의자의 도주 사실을 당시 이 검사에게 보고했다. 신속히 붙잡으라는 말로 경찰관들을 돌려보냈고 그로부터 1시간 후 절도 용의자가 영등포역 부근에서 다시 체포됐다. 유영철이었다.

유영철은 재검거 당시 자신을 잡은 것은 경찰이 아니라 희생자들의 영혼이라며 범행일체를 털어 놓았다고 한다. "경찰에게 어떤 상황에 관해 질문하다가 그 소리에 신경이 곤두선 유영철과 정면으로 눈이 마주쳤다. 순간이지만 번득이는 느낌이었다. 범행재연에 방해가 되니 조용히 하라는 눈빛으로 받아 들여졌다" 이 변호사는 현장검증 때 유영철과 눈이 마주친 기억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이 변호사는 유영철 사건을 영화로 풀어낸 '추적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작년에 개봉된 '추격자'라는 영화에서 다소 신경질적인 모습의 검사가 기동수사대장을 다그치는 장면이 나온다. 전반적으로 검사가 경찰 수사를 훼방하는 듯 한 인상을 받았다. 이 장면은 내가 기동수사대장에게 수사지휘를 한 것이 모티브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아무리 각색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당사자인 나로서는 다소 짜증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사건을 수사한 부장검사와 수사검사들은 4년이 흐른 지금 대부분 검찰을 떠났다고 한다. 이 변호사가 부유층살해사건을 맡고 부녀자살해사건은 최관수 검사가 맡았다. 두 주역 역시 검찰을 떠나 개업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검사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의 고뇌도 글에 담았다. 시체 부검을 하던 날 색도의 차이가 있을 뿐 암매장됐다가 발굴된 시체들의 색깔은 흑색이었고 실내가 온통 하얀 벽에 둘러싸인 부검실 곳곳에 흩어져 있는 시체들을 보면서 마치 흑백 텔레비전 화면과도 같았다고 한다. "눈뜨고 보지 못할 광경인데다 부패한 시체 냄새는 더욱 견디기 어려웠다"고.

10여 분만에 밖으로 나온 이 변호사는 검찰수사관과 담배를 피운 뒤 검찰로 돌아오는 길 차안에서 길거리를 생기발랄하게 걸어가는 여자들을 보면서 '부검실에 있는 여자들은 도대체 무슨 잘못이 있기에 저런 처지가 되었을까'라며 마음이 답답하고 우울했다고 언급했다. 그날 이 변호사는 폭음을 했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후일담 곳곳에 비에 관한 일화를 적었다. 추적추적 빗줄기가 흘러내리는 가운데 검찰청 10층 특조실에 혼자 앉아 유영철의 송치기록을 보다 음침한 느낌을 받았고 이내 천둥 번개가 치자 깜짝 놀라 공포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처럼 습기 많고 비오는 날 밀폐된 공간에서 수사기록을 검토해 유영철을 검찰로 옮기던 날 피해자 유족 중 한 명이 우산대로 유영철을 찌르려다 호송 경찰관의 발길에 채여 넘어진 사건, 그 장면이 생방송을 타 첫 날부터 긴장했던 일, 유영철이 담배를 많이 피우는 이 변호사에게 '담배를 끊으세요, 어쩌면 나보다 검사님이 먼저 죽을 수도 있어요'라고 말했던 기억을 더듬었다.

또 유명 여성변호인 집에 침입해 살인범행을 하려했던 일,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변호사를 국선변호인으로 선임해달라고 요청한 일, 도주를 위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원인 모를 발작 증세, 법대 위로 올라가려 난동을 피운 일, 법정에서 "유영철을 분쇄기로 갈아 죽여라"라고 외쳤다가 일시 감치된 피해자 유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기억 등을 풀어썼다.

이 변호사는 "수사를 둘러싸고 펼쳐진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을 가벼운 터치로 그려 나가는 것이 후일담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글재주가 부족한 탓도 있지만 사건의 성격, 피해자와 유족들을 생각할 때 결코 가볍게 쓸 수 없었고 갈수록 무거운 쪽으로만 가게 됐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 글로 인해 사건 관계자들에게 누가 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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