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 "30개월이상 美 소 사용" 번복 파문

다국적 대형 패스트푸드 업체인 버거킹이 '미국에서 판매되는 햄버거는 30개월 이상 미국 쇠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종전의 입장을 뒤늦게 번복해 파문이 일고 있다.

4일 버거킹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버거킹 코퍼레이션은 지난 3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에서 버거킹은 모든 연방 주의 법규제를 따르고 있다"며 "미국에서 판매되는 100% 순수 쇠고기 햄버거는 30개월 미만 혹은 그 이상의 소로 만들어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버거킹은 당초 미국산 쇠고기 사용 논란이 불거지자 홈페이지 팝업창 공지를 통해 "미국 버거킹은 버거킹 글로벌 공동기준에 의해 30개월 미만의 살코기만 사용하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버거킹 코퍼레이션이 공식 입장을 밝히자 공지창 문구를 "미국 연방 주의 엄격한 규제요구사항"으로 정정했다.

며칠 사이에 '글로벌 공동기준'이 '미국 연방 주의 엄격한 규제'로 돌변한 것이다. 세계적인 대형 패스트푸드업체의 "상식 밖의 말바꾸기 행태"라는 지적이 나오는 지점이다.

앞서 버거킹은 '동아일보' 황호택 수석논설위원이 6월21일자 칼럼 '과학과 이성'에서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맥도날드와 버거킹 햄버거에 들어간다"고 지적하자, 즉각 오보라고 주장하며 '동아일보'에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이에 '동아일보'는 오보를 인정하고 관련 칼럼에서 버거킹과 맥도날드라는 문구를 삭제하는 한편, 지난 6월 26일 정정보도를 내보냈다.

버거킹 측은 이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동시에 '동아일보' 황호택 논설위원에게 버거킹 아시아 퍼시픽 피터탠 사장 명의의 사과편지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버거킹은 "미국에서 수입된 쇠고기는 주한 미군 기지 내 버거킹을 제외한 어떠한 국내 버거킹 매장에서도 사용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