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초등생 살인범 정성현, '그래도 사람의 탈은 썼나'

by 인선호 posted Jun 1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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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슬이의 시신을 다 찾지 못하고 장례식을 치룬 일은 정말 사죄합니다."

경기도 안양 초등생 예슬이·혜진이를 납치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성현(39) 피고인이 법정에서 눈물을 흘렸다.

17일 오전 10시 수원지법 110호 법정에서 형사2부(재판장 최재혁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공판에서 정 피고인은 예슬이·혜진이 납치부터 살해, 토막사체 유기까지 검찰의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했다.

하지만 정 피고인은 "범행 당시 술과 본드를 마신 심신미약 상태로, 계획적이 아닌 충동적으로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했다.

공판 내내 고개를 떨군 정 피고인은 특히, 예슬이에 인간으로선 차마 못할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던 만큼 "유기된 시신을 다 찾지 못하고 장례식을 치룬 일에 대해 깊이 사죄한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법정을 찾은 혜진이 엄마와 가족들은 검찰의 공소사실과 정 피고인을 보며 치를 떨고 하염없이 눈물을 닦아냈고, 다른 방청객들도,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그럴 수 있냐. 이승에서 진 빚을 저승가서 갚아야 할 것"이라며 탄식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예슬이 부모와 가족들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정 피고인은 지난 2004년 경기 군포에서 정모(당시 44세) 여인을 살해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안양에서 이혜진(당시 11세)·우예슬(당시 9세)양을 유괴,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재판부는 정 피고인이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하고 있는 만큼 범행의 사실관계보다는 사건당시 피고인의 정신상태와 범행의 고의성 여부를 놓고 형량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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