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협상 열리기도 전에 주미대사, 미 업계에 ‘개방’ 밝혀

by 장다비 posted May 1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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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통상부가 사전에 방침 정해놓은 듯.
이태식 주미 대사가 한-미 쇠고기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미국 네브래스카주 등의 축산업 관계자들을 만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제한 조처가 풀릴 것임을 내비치는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 쇠고기 협상은 외교통상부가 주도한 것"이라는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의 최근 발언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주는 정황증거이다.

16일 미국축산협회(NCBA) 홈페이지를 보면, 협회는 쇠고기 교역 관련 소식지에서 "이태식 대사가 지난 3월31일 미국 네브래스카 등 축산업이 발달한 3개 주를 방문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시장개방의 돌파구가 열릴 것임을 시사했다"고 소개했다. 축산협회는 또 "이 대사가 4월1일 데이브 하인먼 네브래스카 주지사 초청으로 오마하를 방문해 현지 축산업 관계자들과 오찬을 하면서 이번 쇠고기 협상에서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뼈 있는 쇠고기가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네브래스카 최대 일간지인 < 오마하 월드 헤럴드 > 도 지난 4월2일치 '한국은 쇠고기 수입제한 해제 희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 의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다뤄지기를 바라하는 한국 정부의 희망이 쇠고기 분쟁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쇠고기 문제는) 자유무역협정으로 가는 길의 걸림돌이며 곧 제거될 것"이라는 이 대사의 발언을 소개했다.

이 대사가 네브래스카주 등을 방문한 것은 한-미 쇠고기 협상(4월11~18일)이 열리기 11일 전으로, 미 축산협회 등의 전언대로라면 우리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 방침을 외교통상 라인에서 미리 정해 놓은 가운데,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는 형식적인 협상만 한 셈이 된다.

하지만 외교부는 이날 보도 해명자료를 통해 "이 대사가 네브래스카 주지자 등과의 면담에서 한 원론적인 발언을 미 축산협회가 주관적으로 확대해석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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