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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제 마음의 한쪽 벽이 다 허물어졌어요. 우리 가족은 화목했어요. 재건축을 하기 전까지는.”

지난 24일 서울의 한 시립병원 장례식장. 영정 속 윤아무개 할머니는 상수(上壽·100살)를 두 해 앞두고 세상을 등졌다. 며칠 전만 해도 봄볕에 가족들의 이불을 손수 말릴 정도로 정정한 분이었다. “고집 세고 꼿꼿해 남에게 신세지기 싫어하는 양반이죠. 설마했는데 …”

올해 환갑인 아들 이아무개씨는 이따금 영정을 바라볼 뿐 말이 없었다. 이씨네는 장례식이 끝나면 남은 네 식구가 이사갈 집을 마련해야 한다. 재건축을 위한 철거가 다음달 시작되기 때문이다.

윤 할머니는 23일 밤 9시께 이씨가 사는 3층 빌라 뒷편 아스팔트 바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수사를 맡은 서울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추락 충격으로 두개골이 함몰됐다. 집안에 침입 흔적이 없고 다른 외상이 없어 자살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씨 가족은 지난 2003년 1억2천만원을 주고 실 평수가 20평 남짓한 서울 은평구 신사동 ㅅ빌라를 마련해 이사했다. 재건축 결정이 난 것은 2006년, 감정가는 1억3천만원으로 결정됐다. 재건축이 되면 대기업 인 ㄷ건설이 짓는 32평짜리 아파트 입주가 보장된다고 했다. 인근 157세대 80%가 재건축에 동의했다. 나머지 스무가구 남짓만이 “입주비를 마련할 여력이 없다”며 반대했다. 이씨도 반대표를 던졌다.

새로 들어설 아파트 가격은 3억2천만원. 새 아파트에 입주하려면 2억원 정도가 더 필요했다. 하지만 전기배선일을 하는 이씨와 대형마트 계산원으로 일하는 아내(59)가 한달에 버는 돈은 200여만원. 완공 예정인 2010년까지 2억원을 모은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ㅅ빌라 집을 살 때 이미 수천만원을 대출받은 상태라 대출 여력도 없었다. 건설회사로부터 임시이주비 5천여만원이 지원됐지만, 이 돈으로 서울에서 방 세칸짜리 전셋집을 구하기는 벅찼다. 윤 할머니가 숨지기 사흘 전, 이 문제로 이씨네 가족들은 저녁식사를 겸한 가족회의를 열었다. 아들 이씨는 “‘늙으면 짐만 된다’는 어머니 말씀을 예사말로 흘려버렸다”며 고개를 떨궜다.

현재 은평구 신사동은 인근 은평 뉴타운, 증산 뉴타운, 수색 뉴타운 등의 개발 호재로 집값이 덩달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신사동에서 ㄱ부동산을 운영하는 박상학(53)씨는 “전반적인 강북지역의 집값 상승 분위기까지 겹치면서 ㅅ빌라 같은 조건의 집은 현재 시가가 2억원을 넘는다”며 “집은 갖고 있지만 당장에 추가 부담금과 전세금을 마련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씨 가족은 얼마전 싼 전셋집을 찾아 서울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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