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국내외 귀빈과 일반 국민 등 5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7대 대통령 취임식을 갖고,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선진화의 길,다 함께 열어갑시다'는 제목의 취임사에서 "기업은 국부의 원천이요,일자리 창출의 주역"이라며 "기업인이 나서서 투자하고 신바람 나서 세계 시장을 누비도록 제도적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이 대통령은 이어 "'작은 정부,큰 시장'으로 효율성을 높이겠다"며 "꼭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아닌 것은 민간에 이양하고,공공 부문에도 경쟁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노사 문제와 관련,"노사는 기업이라는 수레를 움직이는 두 바퀴"라며 "이제 '투쟁의 시대'를 끝내고 '동반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또 "시장의 개방은 피할 수 없는 큰 흐름"이라며 "수출산업이 경제의 큰 몫을 차지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국부를 늘려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5대 국정운영 방향으로 △섬기는 정부 △경제발전 및 사회 통합 △문화 창달과 과학 발전 △튼튼한 안보와 평화통일 기반 조성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인류 공영 이바지 등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새로운 60년을 시작하는 첫 해인 2008년을 대한민국 선진화의 원년으로 선포한다"며 "산업화와 민주화의 결실을 소중하게 가꾸고 풍요와 배려와 품격이 넘치는 나라를 향한 장엄한 출발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년,더러는 멈칫거리고 좌절하기도 했지만 이제 성취의 기쁨은 물론 실패의 아픔까지도 자산으로 삼아 다시 시작할 것"이라며 '이념의 시대'를 넘어 '실용의 시대'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변화'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그는 "변화를 소홀히 하면 낙오하고,변화를 거스르면 휩쓸리고 만다"며 "변화의 흐름을 타고,변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어렵고 고통스럽더라도 더 빨리 변해야 한다.불합리하거나 시대에 맞지 않으면 과감히 헤어져야 한다"고 강조,공직사회를 비롯한 각 부문에서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는 전통적 우호관계를 미래지향적 동맹관계로 발전,강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 문제와 관련,이 대통령은 "이념의 잣대가 아니라 실용의 잣대로 풀어가겠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의 길을 택하면 남북 협력에 새 지평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남북 정상이 언제든지 만나서 가슴을 열고 이야기해야 하며 그 기회는 열려 있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한강의 기적을 넘어 새 신화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며 "저,이명박이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전직 대통령,3부 요인과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훈센 캄보디아 총리,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남바린 엥흐바야르 몽골 대통령,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탕자쉬안 중국 외무담당 국무위원,빅토르 주프코프 러시아 총리 등 외국의 주요 경축사절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