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이상 단서 확보?…삼성수사 급류

by 인선호 posted Nov 3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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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검찰이 삼성증권 본사와 전산센터, SDS e-데이터 센터 등을 잇달아 압수수색함에 따라 삼성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압박이 본격화하고 있다. 검찰이 연일 김용철 변호사를 불러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는 가운데 차명의심 계좌 수십 개를 발견하고 압수수색까지 감행함에 따라 검찰수사가 어디까지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왜 삼성증권인가=검찰은 삼성증권이 삼성그룹 차원의 비자금 관리창구일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삼성그룹이 삼성증권의 계좌로 그룹 자금을 합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만큼 비자금 관리도 떠맡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이날 삼성증권 전산자료가 보관된 전산센터와 SDS 이데이터 센터 등에 대해 잇달아 압수수색한 것도 비자금 관리창구로서의 역할에 대해 첩보 이상의 단서를 확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식 거래를 위해 증권사에 개설된 계좌는 통상 가상계좌로 불린다. 자금의 입출금이나 보관이 은행계좌만큼 자유롭다. 그러나 은행계좌와 달라서 통상적인 내역 확인 절차로는 찾아내기가 어렵다. 따라서 삼성이 임직원 명의의 차명 증권계좌를 삼성증권에 개설해 놓고 비자금을 관리했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날 검찰이 증권사 임직원 10여명의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전산센터와 SDS 이데이터 센터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와 관련된 전산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 김수남 차장검사가 “비자금 관리 의혹과 관련한 문서를 확보하기 위해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한 달짜리 수사팀이 하룻동안 세 곳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한 이면에는 수사상 급박한 사정이 있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사상 급박한 사정이라면 증거인멸을 의미한다. 실제로 최근 삼성은 전 계열사를 상대로 보안검색을 강화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있다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 김 차장검사도 “여러 정황상 증거인멸 가능성이 있어 압수수색을 했다”고 밝혔다.

◆추가 압수수색 가능성은=김 차장검사는 이번이 삼성에 대한 마지막 압수수색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계속 검토 중이다.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추가 압수수색이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일단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서는 삼성 본관과 삼성SDI(옛 삼성전관), 삼성생명, 삼성물산,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삼성에버랜드, ‘분식회계’와 관련해서는 삼성중공업, 삼성항공 등에 대한 압수수색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검찰이 현재 자금추적 중인 차명계좌와의 연결 고리가 발견될 경우 계좌추적과는 별개로 차명계좌를 가진 임직원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삼성본관과 삼성물산은 각각 비자금 관리와 로비, 그리고 조성과 관련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지목된 만큼 검찰이 앞으로 압수수색을 한다면 이들 계열사가 대상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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