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검찰,국세청,언론…모두 삼성에 포섭”

by 인선호 posted Nov 0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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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변호사(전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는 5일 서울 제기동 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검찰, 국정원, 언론 모두 삼성을 위해 움직인다”면서 “(이들의 활동이) 실시간으로 (그룹으로) 정보 보고됐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에 적대적인 시민단체 마저 회의가 끝난 직후 회의록이 전해질 정도”라며 “삼성을 등지면 쓸쓸한 최후를 맞을 거라는 얘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이 각 계 고위 인사들에게 500만~수천만원의 뇌물을 주며 관리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직 최고 검사 중에도 정기적으로 삼성의 뇌물을 받은 사람이 있으며 재경부, 국세청 등에는 뇌물 규모가 더욱 크다”면서 “각사의 비자금으로 뇌물 액수를 충당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또 “삼성의 고위 임원들 중 상당수가 차명계좌를 가지고 있으며 삼성 그룹내에서는 (차명계좌를 갖는 것이) 일종의 훈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차명계좌를 가진) 임원 중 일부의 명단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삼성에 들어간 것은 인생의 실수”라며 “삼성에 있으며 사치를 하는 대신 범죄를 지시받았다. 나는 검찰 인맥 수십명을 관리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유서를 쓰는 심정으로 부끄럼없이 고백하겠다”면서 “저로인해 상처받을 사람들에게 한없이 죄송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하 김용철 변호사 기자회견 전문>

-저는 죄인으로서 속죄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이 글이 유서가 될 수도 있음을 깨닫고 부끄럼없이 고백하겠다. 저로인해 상처받을 사람들에겐 한없이 죄송하다. 저는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아들이다. 선천적 심장병으로 달리기를 해본적 없고, 심전도 검사 한 적없어 군복무 3년 마쳤다. 친가, 외가 쪽 사람들과 의절하고 지냈다. 인천, 부산, 특수부 거치면서 검사로 인정받았다. 다시 태어나도 검사하겠다고 생각했다.

-노태우 비자금 당시 청와대 수사 중지를 얘기했다. 검찰을 떠났다. 변호사 업계를 잘 알고 있었다. 수임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삼성으로 갔다. 월급을 꼬박꼬박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아들 등록금..삼성에 들어간 것은 인생의 실수. 사치를 했다. 삼성은 대신 범죄를 지시했다. 돈으로 사람 매수하는 로비는 모든 인력의 책무. 구조본 안에서 검찰 인맥 수십명을 관리한다. 설, 추석, 휴가 정기적으로 뇌물 돌린다. 공범이란 죄의식 때문에 괴로웠다. 현직 최고위급 검찰 중에서도 뇌물 정기적으로 받은 이들 있다. 검찰은 삼성이 관리하는 작은 조직이다. 재경부, 국세청은 규모가 훨씬 크다. 돈의 출처는 각사에서 조성한 비자금이다.

-만성 적자를 안고 있는 기업에서도 조성했다. 차명으로 운영됐다. 삼성 임원들이 재산이 많은 것은 대부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재무, 구조본 등 핵심인사들은 상당수 차명계좌 갖고 있다. 차명 비자금 계좌 가진 임원 명단도 일부 갖고 있다. 이건 범죄다. 하지만 삼성내에선 차명계좌가 훈장이다. 비자금 계좌가 만들어지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이도 있다.

-에버랜드 편법 증여 사건 모든 증거 조작했다. 돈과 힘으로 신성한 법조 오염시켰다. 제가 중심이 돼서 조작했다. 공범으로 처벌받아야 할 순간이 됐다. 삼성은 삼성이 아닌 이 회장 위해 살아야 했다. 삼성 위해 검찰, 국정원, 청와대, 언론이 움직인다. 실시간 정보보고 했다. 시민단체 마저 회의가 끝나면 회의록이 삼성에 전해졌다. 삼성에 등지면 쓸쓸한 최후를 맞을 거란 얘기가 많았다. 삼성 기사가 나올 때마다 나를 감시했다. 삼성 측 인사가 나와 나를 법무법인에서 내쫓았다. 아내와 인생말년을 손잡고 보내겠다는 소박한 꿈을 깨뜨렸다. 더이상 갈 곳이 없었다. 낭떠러지 앞에선 심정이었다. 저를 받아준 사제단에 감사한다. 많은 고민을 했다. 괴로웠다. 조직 동료 배신한 사람이라고 비판해도 괜찮다. 하지만 재벌이 더이상 우리 사회를 오염시켜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다시 한번 저의 죄를 고개숙여 사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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