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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모자가 얼마예요? B:십원이에요.’

‘지금 밤 11시입니다. 나의 아기가 웁니다.’

서울의 한 대학교 출판부에서 펴낸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재에 실려 있는 예시문들이다.

분명 한국말이지만 외국인이 하는 것처럼 어색하다. 첫번째는 문장 구성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화폐단위 수준과 같은 사회적 현실은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 또 다음 예시문의 경우 문법적으로 딱히 틀린 부분은 없지만 한국인이라면 사용하지 않을 어색한 문장이다.

2007년 현재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하는 외국인 및 재외동포는 3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지금까지 개발된 한국어 교재만도 수백 종류에 이른다. 그럼에도 한국어 교재의 수준은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다. 한국어 교재의 한국어부터 교정해야 할 판이다. 각 대학 어학당 및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한국어 교재에는 어색한 표현 및 문장뿐 아니라 사회·문화는 전혀 반영하지 않는 등 다양한 문제점이 노출됐다.

기존 우리나라 책에서도 나타나는 ‘한자’ 남용 문제도 예외가 아니다. 축하를 건네는 자리를 ‘피로연’이라고 표현하거나, ‘유실물로 들어와 있는 것이 있습니까’와 같은 불필요한 한자나 어려운 말이 사용되고 있다.

서너군데 어학당을 다녀봤다는 러시아 출신 이라(24)는 “책마다 한자어가 너무 많아서 어렵고 다양한 문화와 내용을 접하고 싶었는데 책들이 거의 똑같은 내용뿐이었다”고 말했다

무엇을 가르치려는 것인지 뚜렷한 철학없이 사적인 대화만 늘어놓은 경우도 있었다. ㅇ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 나온 책에는 ‘김선생, 저기 저 청년이 누군지 아시겠어요? …아버지 젊었을 때 모습 그대로예요. … 좋은 집안에서 자라서 그런지 아주 의젓해 보이네요’와 같은 사담(私談)이 나열돼 있었다.

ㅅ대 언어문화원에서 편찬한 한국어 책에는 ‘그 영화가 만들어진 후 처음에는 정부가 상영을 금지했대요. 정부가 그렇게 예술이나 공연에 간섭하는 것은 반대예요’와 같은 지문이 실려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이미지를 먼저 깎아내릴 수 있는 제시문도 있었다.

교재가 거의 ‘강의용’으로 맞춰져 있다는 점도 문제였다. ㄱ대학교에서 출판한 교재를 보면 한글 자모를 설명하면서 다양한 단어를 예시로 들고 있지만 그 단어가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었다.

한 대학 한국어학당의 민진영 강사는 “일부 교재는 어려운 부분이 앞에 나오는 등 교육과정의 체계성이 떨어진다”며 “교재에서 다루고 있는 한국문화에 대한 보충자료도 너무 적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연세대 연구교육원 전나영 교학부장은 “지금 교재들은 ‘교사’중심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수요자인 학생들을 배려해 ‘쌍방향성’을 갖추도록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부장은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문화적인 부분이나 시각자료를 확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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