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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3일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나란히 앉아 아리랑 공연을 관람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공연을 90분 가량 지켜봤다. 두 차례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시점이 미묘했다.

평양은 오후에 비가 내렸지만 공연이 시작된 오후 8시쯤에는 말끔히 갰다. 경기장 입구에는 '아리랑'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고, 글씨 테두리를 따라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베이지색 코트를 입은 노 대통령은 김 상임위원장, 권양숙 여사와 함께 나란히 입장했다. 서로 자리를 양보하다가 노 대통령이 주석단(귀빈석) 가운데에 섰다. 흰색 한복을 입은 여성 2명이 노 대통령과 권 여사에게 꽃을 선사했다. 노 대통령이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자 박수가 터져나왔다. 노 대통령은 흐뭇한 표정이었고, 김 위원장은 팜플렛을 펼쳐 공연에 대해 설명을 했다.

공연은 부채춤으로 시작됐다. 노란 옷을 입은 무희들이 일사불란하게 부채를 접었다 폈다하면서 시선을 사로잡았고, 관중석에선 태양이 떠오르는 배경을 연출했다. 이어 카드 섹션으로 '아리랑'이란 글자가 관중석에 새겨졌다. 무희들은 일본 전통가극 가부키 배우처럼 얼굴을 새하얗게 화장했다. 관중석에서 경기장으로 라이트를 비춰가면서 현란한 빛을 내기도 했다.

카드 섹션은 잇따라 나왔다. 관중석에서 '삼천리 금수강산 아리랑'정든 고양산천 뒤에 남기고' '김일성상 개관작품 -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 등을 펼쳐냈다.

체제선전, 아동학대 논란을 낳을 수 있는 장면도 있었다. 권총과 학생들이었다. 권총을 허리에 찬 여성들이 붉은색 꽃을 흔드는 장면이 연출됐다. 성화대에서 불을 뿜는 가운데 중고생으로 보이는 남학생들이 체육복을 입고 붉은색 응원술을 흔들기도 했다. 이어 붉은 깃발을 흔들더니 깃발로 '자주'를 형상화했다. 관중석에선 이에 맞춰 '동지애의 첫걸음 백두산에서'를 만들었다.

노 대통령은 관람 도중 일어서 박수를 치기도 했다. 파란색, 분홍색 무용복 차림의 어린이들이 줄넘기를 비롯한 놀이를 형상화한 공연을 마친 뒤였다.어린이들이 공연을 마치면서 "아버지 장군님 고맙습니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주석단 쪽으로 달려나오자 김 위원장이 먼저 일어서 박수를 보냈고, 노 대통령도 일어나 박수를 쳤다. 이때 관람석에선 카드 섹션으로 '아버지 장군님 고맙습니다'라는 구호가 만들어졌다. 권 여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아리랑 공연이 끝나는 대목에서 한 번 더 일어나 박수를 치며 출연자들과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경기장에선 지구본을 중심으로 붉은색 꽃이 형상화되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때 고 김일성 주석을 찬양하는 노래가 흘러나왔고, 카드섹션에는 '21세기 태양은 누리를 밝힌다. 아, 김일성 장군'이라는 구호가 나타났다. 이어 노 대통령이 박수를 치는 사이 카드 섹션은 '무궁번영하라 김일성 조선이여'로 바뀌었다. 출연자들과 관중들은 함성을 질렀다. 환호 열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번 공연에선 북한 인민군의 위력을 과시하는 총검술 장면이 태권도 시범으로 바뀌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직접적으로 형상화한 카드섹션은 등장하지 않았다.'민족의 어버이신 수령님께 최대의 경의를 드립니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께 최대의 영광을 드립니다' '절세의 애국자 김정일 장군 만세' 같은 구호도 사라졌다. '영원이 번영하라 조선로동당', '영광스런 조선로동당', '위대한 우리 당에 영광을' 등 노동당 정통성을 강조하는 카드섹션도 제외됐다.

노 대통령은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9시30분쯤 김영남 위원장과 함께 퇴장했다. 노 대통령은 관람하면서 박수로 격려한 데 대해 "손님으로서 당연한 예의"라고 말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공연에는 6만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면이 바뀔 때마다 일어서서 박수치는 관객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이번 공연은 공식수행원, 특별수행원, 공동취재단이 함께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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