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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여자대학에서 강의를 부탁 받을 때, ‘저 고졸인데요’라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허위 학력 의혹이 제기된 명지대학교 사회교육원 정덕희(53) 교수는 이 말을 하면서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눈물에 화장이 번졌다.

전업 주부로 살다가 IMF 외환위기 당시 황수관 박사와 함께 TV에 출연, ‘행복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으며 스타강사가 됐던 그의 학력(방송통신대 졸업, 동국대 교육대학원 석사 등)이 가짜라고 주간지 시사저널이 지난 13일 인터넷판을 통해 보도했다.

기자는 이런 의혹을 확인하려고 이날 오후 6시쯤 정 교수의 서울 서초구 자택을 찾아갔다. 그는 1시간 후 경기도 안산의 한 기업체에서 있을 강연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인터뷰는 안산으로 가는 정 교수의 승용차 안에서 1시간 동안 이뤄졌다. 정 교수의 아들(27)이 차를 운전했다. “엄마가 (학력 의혹 보도 때문에)하루 종일 한 끼도 못 먹었다”며 먹을 것을 챙겨 나온 딸(25)이 조수석에 앉아 동행했다.

정 교수는 자녀들 앞에서 수십년간 가슴에 묻어뒀던 말을 쏟아냈다.

“제가 그렇게 ‘(대졸과 석사가)아닙니다, 아닙니다’하고 말하고 다녀도 이 사회가 저를 석사로 만들었어요. 시작은 K일보 1997년 4월7일자 기사인 것 같아요. 당시 그 언론사 기자가 학력에 대해 묻기에 ‘정규과정을 밟은 적 없다’고 말했더니 기사에는 ‘방송통신대 졸업’이라고 나왔죠.”

차분한 목소리로, 때론 격앙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컨설팅업체들이 저에게 강연을 의뢰하곤 했는데, 그때도 업체들은 저를 ‘석사’라고 소개해요. 그 사람들은 저를 상품화 하기 위해 더 완벽한 사람으로 포장하는 거죠.”

정 교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인물 정보에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라고 기재된 것은 시사저널 기자와 인터뷰하면서 알게 됐고, 그 이후에 바로 수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포털사이트의 인물 정보를 인용한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들과 보도들은 자신의 힘으로도 어쩔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가 쓴 책에 나오는 프로필에 ‘동국대학교 석사’라고 기재된 것에 대해서도 “출판사에서 ‘동국대 석사’라고 쓴 것이지 그렇게 써 달라고 한 적 없다”고 했다.

그는 “제 입으로 학력을 속인 적은 없다”고 말했다.

“강의를 부탁받거나 직책을 맡게 될 때는 묻지 않아도 ‘고졸이에요’라고 말했고, 방송이나 강연을 할 때마다 ‘저 가방 끈 짧은 사람입니다’라고 말했어요. 숨긴 적 없습니다.”

당당한 목소리로 학력 위조의혹을 해명하던 정 교수는 고졸학력 때문에 마음고생을 한 얘기를 털어놓으면서 목소리가 커졌다.

“이 사회는 공부 안 한 사람, 대학 안 간 사람은 무슨 병 걸린 사람 취급을 해요. 그러니까 백수들도 다 대학 가잖아요. 그 대학 4년이 인생에서 없다고 ‘(대학)안 나왔대, 안 나왔대’라고 수군거려요. 대학 안 나오고 이렇게 잘 살고 있는데도….”

“경인여자대학에서 강의하던 시절 학생들이 기업체 현장실습을 하러 간 적 있었는데 업체 직원이 학생들한테 ‘너네 교수 가방끈 짧다며?’라고 말한 걸 들었어요. 그때 제 심정이 어땠는지…….”

이런 말들을 하면서 정 교수의 얼굴은 눈물 범벅이 됐다.

“이 나라, 너무 이상한 나라라고 생각해요. 저 거짓말한 적 없어요. 그런데 ‘학력 없다’고 정직하게 말할 때마다 제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인터뷰 도중 정 교수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인터뷰가 중단되자, 앞에서 듣고 있던 딸이 말을 이었다. “(엄마가)정말 어렵게 이 위치까지 오면서도 대학에 가지 못했던 서러움을 계속 가슴에 담아 두셨어요. 굳이 숨긴 건 아니지만 이번 일로 다 드러나 상처를 건드리게 됐으니 그 부분이 가장 마음이 아파요.”

기자가 정 교수에게 “(학력이)잘못 소개되는 것을 바로잡을 생각은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그는 “나를 위해서 그렇게 애쓴 사람들한테 하나하나 지적하면서 고쳐달라는 성격도 아니고, 그 당시에는 미처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이런 잘못된 부분을 고쳐나가는 게 우리 사회가 더 투명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부풀려진 학력을 적극적으로 고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내 잘못이라면 잘못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분명한 사과나 반성의 뜻을 밝히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그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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