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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끝내 침묵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들을 납치한 무장세력이 인질들을 구하려면 감옥에 수감된 탈레반 요원들을 석방하라고 요구했지만 미국은 아무 말도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그 요구를 거부했다. 그리고 25일 밤 인질 1명이 사망했다는 비보가 날아왔다.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승인하는 주체는 아프간 정부다. 그러나 현 하미르 카르자이 정권을 세웠고, 아프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을 주도하고 있으며, 아프간 치안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주체는 미국이다. 인질-수감자 맞교환의 열쇠는 실은 아프간이 아니라 미국이 쥐고 있다는 분석은 그래서 나왔다.
  
  그러나 미국은 "테러 세력과의 타협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인질-수감자 교환 혹은 인질 몸값 지불에 부정적이었고, 이번 사태에서도 그 '원칙'을 바꾸지 않았다.

  
교환 협상에서 아프간 정부는 '종속변수'
  
  미국의 그 같은 태도는 이미 예상됐던 일이다. 미국은 지난 3월 피랍된 이탈리아 기자 1명을 구하기 위해 탈레반 수감자 5명을 석방해 준 아프간 정부의 결정을 비난했다.
  
  당시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테러를 보상하고 추가 납치를 부추기는 것"이라며 자국 기자를 구하기 위해 탈레반 석방을 요구한 이탈리아와 그 요구를 받아들인 아프간을 싸잡아 비판했다.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미국의 그같은 반응에 당황한 카르자이 대통령은 "1회성 거래였다"라며 상황을 수습했었다. 그랬던 카르자이 대통령이 한국인 피랍으로 또 다시 나온 맞교환 요구에 최우선으로 고려했을 요인은 미국의 의중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압둘 칼리드 아프간 내무차관은 23일 "법을 어기는 거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끝내 탈레반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탈레반 대변인은 "아프간 정부가 우리 요구를 듣지 않았기 때문에 인질 한명을 총으로 쏴 죽였다"고 말했다.

  
희생은 이제 시작…미국은 계속 입을 다물 것인가
  
  미국이 이번 사태에서 아예 말을 안 한 건 아니다.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23일 "(납치된 한국인들은) 그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는 무고한 시민들"이라며 "이 문제에 긴밀히 대처하고 있는 한국 정부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도 "우리는 한국 정부와 (사태 해결을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인질 살해 소식이 들어온 25일 "우리는 지난 며칠 간 그 상황에 대해 한국 정부 접촉을 계속해왔다"고 말하며 그러나 더 이상의 진전된 내용에 대해서는 얘기할 게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이처럼 미국의 입장 표명에는 원론적인 수준의 우려와 '협조'만 담겼을 뿐 '협상'이나 '수감자 석방' 같은 표현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탈레반을 석방해서는 안 된다'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한국의 반미감정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이 같은 태도는 사실상 침묵이었으며, '맞교환 불가'를 무언으로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은 한국인 인질 1명이 살해됐다는 보도 뒤에도 이 사태에 향후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탈레반이 인질들에게 위해를 가한 것은 이제 시작이다. 인질 8명이 석방됐다는 25일 보도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14명의 한국인이 여전히 억류돼 있다. 탈레반 납치세력은 이들에 대해서도 몸값을 요구하거나 탈레반 수감자들의 석방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공산이 크다. 이런 요구에 미국이 계속 침묵을 지킨다면 남은 인질들의 생명도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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