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피랍>배형규 목사 무참히 사살된 이유는

by 인선호 posted Jul 2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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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부터 발끝까지 총알구멍이 나 있었다.”한국인 인질들이 억류되어 있는 아프가니스탄 가즈니 주의 치안 책임자인 알리 샤 아마드자이 장군은 25일 배형규 목사의 사망을 확인하면서 미 CNN방송에 이와 같이 증언했다.

아프간 정부는 처음에는 배 목사가 병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하고 외국 언론들은 배 목사의 건강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음을 부각시키며 이를 보도했다. 실제 탈레반은 한국인에 앞서 납치한 독일인 기술자 2명 중 당뇨병을 앓고 있는 인질 1명이 쓰러지자 총격을 가하는 등 건강이 나쁜 인질에 대해 냉혹한 모습을 보인 전례가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배 목사의 시신에 10여발의 총알이 박힌 사실을 받아들이기에는 석연찮은 점이 많다.

미군과 나토 연합군과의 교전으로 총알 하나가 아까울 정도로 물자가 부족한 탈레반이 그 정도의 잔인성을 보였다는 것은 배 목사가 인질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탈레반이 배 목사가 목사라는 점을 알아차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배 목사는 샘물교회 청년회 신도들로 구성된 한민족복지재단 아프간봉사단의 단장을 맡고 있다. 이미 한국인 봉사단이 왔다는 소문이 현지에 파다한 상황에서 탈레반도 23명의 한국인 가운데 몇 안 되는 남성 중 인솔자인 배 목사의 존재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여성 인질들이나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남성 인질들과는 달리 배 목사는 직업 자체가 성직자라는 사실이 탈레반을 자극했을 수도 있다.

특히 극단적인 회교 원리주의로 뭉친 탈레반이 이슬람 율법의 ‘우상금지’를 내세워 전 세계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2001년 바미얀 석불 등 인류 문화유산까지 파괴할 정도로 극단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기독교 성직자인 배 목사에 대한 탈레반의 적대감은 상당했을 듯하다.

탈레반 대변인 유수프 아마디는 “우리는 이들이 선량한 이슬람 교도들을 이슬람으로부터 개종시키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이 여성이 아니었다면 현장에서 살해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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