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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80년대를 풍미했던 프로복싱 세계챔피언의 딸이 아버지의 이름을 팔아 사기 행각을 벌이다 결국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대단한 집안에, 대단한 학벌을 갖고 있는 것처럼 속여 남성들의 지갑을 노렸던 A(25)씨가 그 주인공.

A씨는 지난 2005년 말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만난 남성 B(23)씨에게 총 8차례에 걸쳐 40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경찰에 지명 수배된 것으로 지난 8일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A씨는 B씨에게 “아이를 임신했다.

중절수술비용을 내놓지 않으면 이 사실을 부모님에게 알리겠다”며 협박해 돈을 뜯어내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나 ‘왕년의 챔프’였던 아버지의 명예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히고 말았다.

대체 A씨는 왜 이 같은 사기극을 벌이고 다녔던 것일까. A씨의 행방이 오리무중인 가운데 B씨가 진술한 내용과 지금까지 경찰 조사를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해 보았다.

지난 4월 말 한 20대 남성이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구구절절이 담은 고소장을 서울 동작경찰서 경제팀에 제출했다. 지난 2005년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불과 3개월 동안 A씨에게 400여 만원을 뜯겼다는 게 고소장의 골자. 피해자인 B씨는 “꽃뱀에게 당했다”며 A씨의 조속한 검거를 요구했다.


인터넷 채팅서 만나 교제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은 당시 백수였던 A씨가 인터넷 채팅서 알게 된 B씨와 교제하면서 비롯됐다.

A씨는 서울 K대 재학생이라고 속여 B씨에게 접근했다. 처음엔 “같이 만나서 공부하자”는 취지로 만난 스터디그룹 회원 간의 만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관계였다고 B씨는 전했다.

하지만 B씨는 명문대생인데다 성격 좋고 집안 좋은 A씨에게 점점 마음이 끌렸다. 이를 눈치 챈 A씨는 B씨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사기행각을 벌이기 시작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B씨와 만날 때마다 “아버지가 복싱 세계챔피언을 지내 집에 돈이 많다”, “아버지가 고급 외제 승용차를 소유하고 있다”는 등의 식으로 자
랑을 늘어놓았다.

A씨의 아버지가 왕년의 복싱챔피언이었던 만큼 평생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의 부를 축적했을 것이라 생각한 B씨는 이 말을 전혀 의심치 않았다. 게다가 A씨의 세련된 옷차림, 넉넉한 돈 씀씀이 등은 B씨가 A씨를 ‘부잣집 딸’로 믿기에 충분했다.

A씨의 ‘프로복싱 세계챔피언의 딸’이라는 간판 앞에 B씨의 주머니는 쉽게 열릴 수밖에 없었다.

A씨는 B씨에게 “병원비 좀 빌려 달라”, “친구에게 아버지 승용차를 빌려줬는데 사고를 내 수리비가 급하게 필요하다”, “옛 남자친구가 돈을 갚으라고 협박한다. 얼마를 꿔주면 빠른 시일 안에 바로 갚겠다”는 등의 거짓말로 수백만원을 받아 챙겼다.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당연한 배려였던 것일까. B씨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친구들에게 돈을 꿔 가면서까지 A씨를 적극 도왔다.


계속되는 돈 요구에 이별

하지만 A씨의 요구는 멈추지 않았다. 틈만 나면 이 같은 방법으로 B씨에게서 야금야금 푼돈을 뜯어갔던 것.

심지어 A씨는 “원치 않는 임신을 했다가 아이를 낙태했다. 임신중절비용으로 63만원을 달라”며 “병원비를 주지 않으면 집안에 이 사실을 모두 알리겠다”는 등의 협박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견디다 못한 B씨는 결국 지난해 말 A씨에게 이별을 고했다. 하지만 A씨는 이별에 대해 무감각했을 뿐 아니라 B씨에게 빌린 돈마저 갚지 않고 그대로 잠적해 버렸다.

몇 달 뒤 B씨는 돈을 받아내기 위해 A씨의 집을 찾아갔다가 생각지 못한 사실을 접하고 그 충격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곳에서 마주친 또 다른 ‘A씨의 남자’ D(26)씨가 “나도 A씨에게 당했다”며 하소연했던 것.

또 A씨가 K대학생도 아니었을 뿐 아니라 변변한 직업도 없이 지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B씨는 분기탱천한 나머지 ‘사랑하는 연인’ A씨를 곧바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조사에서 B씨는 “애인 사이로 지내면서 ‘돈을 갚으라’고 재촉하면 감정이 상할까봐 쉽게 얘기할 수 없었는데 이 모든 게 ‘짜여진 각본’이었다고 생각하니 화가 치민다”며 “뿐만 아니라 A씨는 다른 남자에게도 이같은 사기를 벌이고 다녔으며, 혹시나 양다리를 걸쳤던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되기도 한다”며 분노를 금치
못했다.


피해남성 전화 잇따라

한편 경찰은 “이 액수는 통장거래 내역에 불과하다”며 ”실제로 B씨가 A씨에게 현금으로 직접 건넨 금액까지 합치면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 보도 이후 남성들로부터 ‘나도 당했다. 고소 절차를 밟는 수순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내용의 전화가 몇 차례 왔다”며 “아직 고소장이 접수되지 않아 정확한 내막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들의 피해 액수까지 합하면 제법 큰 액수가 될 것”이라고 경찰은 말했다.

아울러 경찰은 “현재 잠적한 A씨의 행방을 찾기 위해 자택 방문을 했으나, 그의 부모는 A씨의 행각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며 “A씨의 여동생도 A씨가 집에 안들어 온 지 오래돼 근황을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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