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협상 시한 24시간 연장"(종합)

by 인선호 posted Jul 2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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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대변인이 한국인 인질 협상 시한을 또 다시 24시간 연장했다고 밝혔다. 협상 시한 연장에는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협상 태도가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인 인질 협상 시한을 그리니치표준시간(GMT)으로 23일 오후 2시 30분(한국시간 23일 오후 11시 30분)으로 24시간 연장한다"고 밝혔다.


◇ 협상시한, 23일 오후 11시30분으로 24시간 연장

AFP와 AP통신도 "탈레반의 아마디 대변인이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의 시한을 24시간 연장했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은 현재 한국군의 철군과 인질 23명을 탈레반 죄수 23명과 교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탈레반은 이번 인질극을 감옥에 갇혀 있는 포로 석방을 위한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때 아프간 현지 언론인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가 협상 시한을 월요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2시 30분)로 제시했다고 전해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로이터, AP, AFP, 알자지라 등이 아마디 대변인과의 통화에서 24시간 연장을 확인 보도함에 따라 협상 시한은 한국시간으로 23일 오후 11시 30분으로 가닥이 잡혔다.

특히 이번 협상 시한 연장은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측과 인질 석방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협상 과정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아랍 위성방송인 알자지라 방송도 "한국정부가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협상에 적극적인 자세에 보이고 있어 탈레반이 또 다시 인질 석방 협상 시한을 24시간 연장했다"고 보도했다.


◇ 탈레반 "인질 석방 협상 진행중" 확인

아마디 대변인은 AFP통신과의 전화 통화에서 "현재 한국인 인질들의 석방을 위한 협상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탈레반 측이 협상이 진행 중임을 처음으로 확인해준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세한 협상 과정 및 내용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아프간 정부도 역시 부족 원로들과 종교 지도자들의 중재를 통해 탈레반과의 인질 석방 협상이 진행중이라고 확인했다. 아직까지는 본격적인 협상보다는 상호 입장과 의견을 파악하는 단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 경찰서장인 알리사 아흐마드자이는 "종교 지도자들과 원로들을 통해 탈레반과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아흐마드자이 서장은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아프간 정부 "부족 원로에 중재 요청"

가즈니주 주지사인 미라주딘 파탄도 "아프간 정부가 대표단을 파견해 가즈니 카라바흐 지역 부족 원로들과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한 대화에 나섰다"고 말했다.

파탄 주지사는 "아프간 정부는 이들 원로들이 중재자로써 탈레반과 정부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프간 정부군과 미군 등은 한국인이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가즈니주 인근을 완전히 포위하고 있으며, 언제든 공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현재 부대는 한국인 인질이 갇힌 지역을 둘러싸고 공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공격 명력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때 아프간 정부군과 연합군이 인질을 구하기 위해 작전을 개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긴박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군대는 외곽에서 대기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정부와 아프간 국방부도 작전을 개시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 인질 구출 시도시 모두 살해 위협

그러나 탈레반은 공격 가능성에 대해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아마디 대변인은 "현재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한 논의가 진행중이지만, 아프간 군대가 무력으로 한국인 인질을 구출하려 시도한다면 인질 모두를 죽일 것"이라고 위협했다.

한국 정부도 다각도로 아프간 단체와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여러 경로를 통해 무장단체측과 직간접으로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며 "접촉을 통해 양측의 요구사항이 교감을 이루는 단계에 이미 들어섰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그간 납치단체 성격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렸고 아프간 정부와 지방정부 및 우방국 정부와의 협조관계도 어느 정도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네트워크가 형성됐다"며 "현지 상황을 좀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무장단체측과 몇몇 경로로 접촉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요구사항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또 그런 접촉이 축적되면 우리가 보다 더 구체적인 대안을 가지고 무장단체와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번에 납치된 한국인 인질 23명은 대체로 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즈니주 카라바흐 현지 경찰은 "한국인 인질들은 음식과 의약품을 지급받고 있다"면서 "비교적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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