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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해를 거의 다 치웠을 때쯤 앞으로 엎어진 채로 왼쪽 팔로 아이를 꼭 껴안고 있는 시신이 보였습니다."

28일 오전 캄보디아 항공기 추락사고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프놈펜 시내 깔멧 병원 합동분향소. 하루 전 보코르산 사고현장에서 시신 수습에 참여했던 교민 문치현(51)씨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수습 작업은 오전 8시쯤부터 시작됐지만 오후 5시가 지나도록 수색대는 KBS 조종옥 기자와 막내 윤민(1)군의 시신을 발견하지 못했다. 동체를 전기톱으로 잘라내 기물과 시신이 몰려있던 조종석 뒷부분에서 날개 잔해를 거의 거둬냈을 무렵, 어른과 아이의 발이 나타났다. 이어 아이를 왼팔로 꼭 껴안고 있는 조 기자의 모습도 드러났다. 조 기자 본인의 시신은 많이 상해 있었지만 그의 품에 매달린 아이는 크게 상하지 않은 모습을 보며 수색팀은 한동안 숙연해졌다. 문씨는 "양팔로 아이를 안고 있었지만 충격에 한쪽 팔은 떨어져나간 것 같았다"며 "하지만 아이를 얼마나 꼭 껴안았는지 남은 한쪽 팔을 펴는 데 무척 힘들었다"고 말했다.

한인회 교민 20여 명이 밤을 새워 설치한 분향소에는 이날 오전 6시부터 희생자를 기리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분향소엔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과 현지 한인회, 한인교회에서 보낸 조화가 놓였다. 캄보디아 관광장관, 상원의원이 보낸 조화도 자리를 함께했다. 한국대사관 측은 "훈센 캄보디아 총리도 직접 조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오후 2시쯤 분향소에 도착한 뒤 영정 옆 컨테이너에 안치된 시신을 최종 확인했다. 혈육의 생환을 간절히 빌며 수천㎞를 달려온 유족들은 차갑게 식은 시신을 확인하고 돌아오지 않는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

여행 가이드를 했던 아들 박진완(30)씨의 영정 앞에 선 아버지 정규씨는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휴가를 나왔다 변을 당한 이명옥(28.여)씨의 어머니 서만숙씨는 "산 속에서 얼마나 무서웠니? 엄마를 데려가야지, 불쌍한 내 새끼를… 왜 혼자 갔어"라고 절규했다. 어머니에게 첫 해외여행을 시켜준다며 간 여행에서 영영 돌아오지 못한 둘째 딸 서유경(26)씨와 아내 최찬례(49)씨의 사진을 바라보던 박희영(42)씨는 남은 두 딸의 손을 붙잡은 채 말을 잃었다.

신현석 주캄보디아 한국대사는 이날 "사고 항공기는 폭풍우를 피해 원래 보코르산 정상 남측 바다로 가는 정기항로를 변경해 산 북쪽으로 가다 사고를 당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고 주변은 해발 100m 안팎의 낮은 지대였지만 갑자기 1000m가 넘는 봉우리가 솟은 곳이었다. 조종사는 폭풍우 속에서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비행을 하다 뒤늦게 높은 산을 발견하고 고도를 높였으나 실패, 산 중턱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선교사 김유선(38.여)씨는 "현지인들도 소형 비행기로 악천후 속에 이 지역을 비행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었다. 어느 정도 예견된 사고였다"며 안타까워했다.

사고 희생자들의 시신과 유족들은 29일 오후 11시20분 대한항공 특별기를 이용해 프놈펜을 출발, 다음날 오전 6시45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이어 빈소가 차려질 서울 아산병원으로 옮겨진다. 이곳엔 가족당 60여 평 규모의 빈소와 함께 합동 영결식장도 마련된다. 발인은 다음달 2일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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