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안보면 불안해" 19세 자해소녀 '충격'

by 인선호 posted Jun 20, 200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피가 난다는 것 자체가 즐겁다고 해야 하나? 피가 안나면 불안해요."

자해 충동에 시달리는 한 소녀의 사연이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19일 방송된 SBS '긴급출동 SOS 24'(진행 김일중 아나운서)에서는 시시 때때로 자해를 하는 김하나(가명)양의 사연이 방송됐다.

겉보기엔 앳된 여고생인 김하나 양은 이제 19살. 무려 5년간 자해를 해왔다고 한다. 그녀가 자해를 하는 이유는 외로움 때문이었다. 제작진이 집에서 발견된 것은 피를 닦은 휴지와 붕대들. 신체를 그을 수 있는 집안의 모든 물건이 자해의 도구로 사용된다.

그녀의 자해는 피를 보지 않으면 불안한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하나 양은 "더 이상 자해를 하고 싶지 않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중학교 중퇴 이후,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그녀. 부모의 이혼 이후, 현재 혼자 살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자해를 한 후, 직접 사진을 찍어 보관한다는 것. 글을 쓸 때도 피와 관련된 글을 많이 쓴다고 한다. 자해한 사진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느냐는 질문에 하나양은 " '피 자료가 하나 더 생겼구나'라고 생각 한다"라고 답했다.

전문가는 "10대들의 자해는 자기가 강하다는 것, 고통을 참을 수 있다는 의식의 표현일 수 있다. 그런데 하나의 공허함이나 외로움이 크게 느껴질 때 자해를 해 그 고통을 해소하는 것 같다"며 "가족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한다"고 전했다.

가족에 대해 하나 양은 "그냥 남처럼 지냈다. 말만 부모지, 부모답지도 않은 부모"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아빠는 애들 버리고 새 엄마라는 사람과 잘 살고 있고, 엄마는 연락도 없이 새 아빠와 잘 살고 있다"고 말했다. 친척들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는데, 부모의 이혼 후 친척집을 전전하면서 생활해 왔다고 한다.

특히 제작진과 대화를 하던 중,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나간 뒤 자해를 하고 돌아와 제작진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심리치료사는 "가족 간의 교류나 안정적인 관계 형성이 심각하게 부족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하나 양의 어머니는 딸의 자해를 감당할 수 없다고 했으며, 아버지는 딸의 자해 사실에 대해 몰랐다고 한다. 제작진은 하나 양에게 치료를 위한 방법을 강구했다. 청소년 상담센터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방송이 끝난 후, '긴급출동 SOS 24' 홈페이지에는 격려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어린나이에 정신적 고통을 감당하기 힘들었던 만큼, 시청자들은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힘내라"는 의견을 보냈다. 또 이혼을 한 뒤 홀로 남겨진 자식을 소홀히 대한 부모에 대한 질책도 이어졌다.

door.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