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아르빌에 주둔하고 있는 자이툰 부대에서 근무하던 장교가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돼 군 당국이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자이툰 부대에서 장병이 사망한 것은 2004년 9월 파병 후 처음이다.

이 장교의 사망원인이 부대 운영 문제와 관련돼 있을 경우 자이툰 부대의 계속 주둔 필요성 등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20일 "이라크 아르빌 자이툰부대 의무대에서 근무 중이던 오모(27) 중위가 19일 오후 1시45분(한국시각 오후 6시45분) 영내 이발소에서 총상을 입고 엎드려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합참은 오 중위가 이발소에서 턱 아래에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는 것을 의무 행정병이 발견했다고 전했다. 사건 현장에는 오 중위가 소지하고 있던 K-2소총 한 정과 탄피 한 발이 있었다. 현장에서 유서는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참은 밝혔다.

오 중위는 지난달 26일 자이툰 부대 6진 2차 교대병력으로 의무행정(의정) 장교로 파병됐다. 현지에서는 의무중대 인사관련 업무도 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자이툰 부대 보고에 따르면 사건 현장에서 외부 침입이나 다른 사람과 다툰 흔적은 없었다"며 "사고 장소가 부대 막사 등과 떨어져 있어 다른 부대원들이 총성을 듣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합참은 오 중위의 사망 원인에 대해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합참은 오 중위의 자살 여부에 대한 공식적인 판단을 유보한 채 임무 부적응, 부대원과의 갈등, 개인적 사유 등 다각도로 원인을 조사중이다.

국방부와 합참은 오 중위의 사망 경위와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김근태(중장) 합참 작전본부장을 반장으로 하는 사고대책반을 구성하고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팀을 이날 저녁 현지로 급파했다.

총기감식 및 현장사진, 전문수사관 등으로 3명으로 구성된 수사팀은 오 중위의 개인물품을 조사하고 부대 관계자들의 증언을 청취해 사망경위를 규명할 계획이다. 동행하는 유족의 동의를 받아 현지에서 시신을 부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