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결혼하는 8쌍 중 1쌍이 국제결혼일 정도로 외국인과의 결혼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06년 한국 남성와 결혼한 외국 여성은 29,660명, 그 중 베트남 여성의 수는 9,812명으로 중국 여성(14,450명) 다음으로 두 번째로 많다. 그러나 늘어난 국제결혼만큼이나 그로 인한 문제도 급증하고 있다.
KBS2 '추적60분'은 '사라진 베트남 신부들, 누가 이들을 데려갔나?' 편을 통해 결혼의 신성함을 위협하는 사례들을 소개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본다.
서로 이웃마을에 살고 있는 김종운씨(가명)와 박성태씨(가명)는 공통점이 있다. 둘 다 늦은 나이에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베트남 아내와 결혼을 했고, 같은 날 두 아내가 사라져 버렸다는 점.
어느 날부턴가 종운씨의 아내는 수상한 전화를 받기 시작했다. 통화시간은 기본이 30분, 한 달에 전화 요금이 자그마치 50여만원이 청구됐다. 몇 개월 후, 그녀는 미용실에 다녀오겠다고 나갔다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이웃마을에 사는 성태씨도 비슷한 경우다. 신혼 초에는 그도 그의 아내도 모두 결혼생활이 좋았다는 성태씨. 하지만 종운씨의 아내와 마찬가지로 성태 씨의 아내도 어느 날부턴가 전화 통화 시간이 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같은 날, 같은 이유로 성태씨의 아내도 사라졌다.
2005년 7월, 마흔 살 노총각 이상섭(가명)씨는 베트남 신부를 아내로 맞이했다. 그러나 그에게 사랑스럽기만 했던 아내는 몇 개월 후 한 통의 전화를 받은 뒤 말도 없이 사라졌다. 그러나 특이한 점은 상섭씨 주변의 사람들이 그 마지막 전화의 주인공으로 같은 사람을 의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름은 탄(가명)으로, 대전의 한 화훼 농장에서 일하는 20대 베트남 여성이다. 상섭씨의 어머니와 셋째 형수, 그리고 결혼중개업체 사장조차 탄을 의심하고 있었다. 이른바 브로커들은 한 번 연락이 닿으면 집을 나오는 방법에서부터 앞으로의 일정까지 자세하게 가르쳐준다고.
베트남 아내들은 가출 후 어디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 것일까. 제작진은 사라진 베트남 아내가 특정 지역의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그리고 공장지대 곳곳에서 가출한 아내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들 중 일부는 베트남 남성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어 남편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8년차 불법 체류자는 제작진에게 "가출한 아내들이 단순히 공장으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노래방이나 유흥업소까지 흘러 들어간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서울 경찰청 외사과는 17일, 결혼 증명서를 위조한 결혼 알선업자들과 베트남 여성 등 92명을 입건했다. 수사관계자는 비인격적인 집단 맞선 등으로 베트남 내에서 결혼증명서 발급 받기가 어려워지자 이를 위조해 여성들을 신부들을 입국시킨 것이라고 설명한다.
다른 언어와 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도 없이 무조건 결혼 건수 늘리기에만 급급한 국제결혼업체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 또 베트남 여성을 돈을 주고 샀다는 한국 남성들의 잘못된 인식과, 결혼을 돈이나 일자리를 위해 한국으로 들어오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베트남 여성들의 태도 등이 이혼율을 높이고, 베트남 여성의 가출이나 위장결혼을 부추기고 있다.
베트남 국제결혼의 어두운 그림자는 오는 23일 '추적60분'을 통해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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