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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다닐 때였는데 지나가던 여고생이 제 얼굴을 보고 기절했던 적이 있어요. 그때 그 여학생뿐만 아니라 저도 굉장히 충격을 받았죠. 내 얼굴이 다른 사람이 보기에 기절할 정도로 흉하구나.”

[북데일리] 어릴 적에 입은 화상으로 머리카락마저 잃어버린 안면장애인 김광욱 씨.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까지 6년 동안 그는 한 해에 백군데도 넘는 직장의 문을 두드렸다.

안타깝게도 문은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큰 욕심을 부린 것도 아니었다. 대기업에 취직하기를 바라지도 않았고, 남들보다 월급을 많이 받겠다는 꿈을 꾼 적도 없었다. 그저 남들처럼 직업을 갖고 싶었을 뿐이다.

하지만 사회의 벽은 너무도 높았다. 김 씨의 험난한 취업도전기는 장애를 딛고 일어선 11의 삶을 담은 책 <희망>(노브. 2007)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 번은 장애인들을 받아주는 공장에 면접을 보러 간 적이 있었다. 일말의 기대를 안고 찾아간 곳, 그러나 김 씨는 눈물을 흘리며 돌아와야 했다. 겉보기에 멀쩡한 청각장애인이나 시각장애인들과 달리, 안면장애인들은 회사 이미지에 혐오감을 줄 수 있다는 게 불합격 사유였다.

안면장애가 장애로 인정되지 않는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2005년까지만 해도 안면장애인들은 법적으로는 완벽한 비장애인이었다. 정부를 상대로 시위를 거듭한 끝에, 2006년에야 비로소 2급 장애인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김 씨가 두 해 전부터 인터넷 장애인 신문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애인들이 처한 현실을 알리고, 그들의 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직접 나섰던 것.

그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하루 종일 돌아다니며 취재를 한다. 버는 돈은 많지 않다. 기쁨과 보람이 바로 보수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엔 친구가 근무하는 단체에 특강을 나갔다. 평소 대인기피증이 심했던 김 씨에겐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장애인들에 대한 일반인의 편견을 깨기 위해 어렵사리 용기를 냈다.

그가 교실에 들어서자 학생들은 숨을 죽였다. 놀라는 눈치가 역력했다.

마른 침을 삼킨 김 씨가 입을 열었다. 지금 가발을 썼는데 괜찮다면 벗고 얘기를 하겠다고 하자, 학생들의 눈이 점점 더 커졌다. 입을 다물지 못하는 남학생도 있었고 눈물을 글썽이는 여학생도 있었다.

“제게는 여러분 앞에 제 모습을 드러낸 것 자체가 하나의 도전이었습니다. 무언가를 배우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처음의 두려움을 극복한다면 두 번째, 세 번째는 쉽게 풀리는 경우가 많으니 그런 적극적인 생각으로 세상을 향해 도전하길 바랍니다. 실패도 받아들이기에 따라서는 좋은 경험이자 재산이 될 수 있습니다. 실패가 많은 저는 그만큼 재산을 많이 모은 사람입니다.”

강연을 마친 그는 모자와 가발을 벗어 허공에 날려 보냈다.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자기 자신을 극복해낸 순간이었다.

이후에도 김 씨는 701번째, 702번째 취업도전에 연이어 실패했다. 하지만 마침내 검정고시 학원에서 영어 단과반 강사를 맡게 됐다. 처음 그의 얼굴을 본 학원 관계자는 난색을 표했지만, 모의 강의를 본 후 합격을 통보했다고 한다.

김 씨를 포함, <희망>에 소개된 11명의 장애인들은 모두 실패를 거듭하는 와중에도 노력을 멈추지 않은 이들이다. 힘겹게, 하지만 당당히 자기 분야에서 성공을 이뤄낸 그들은 한 목소리로 말한다.

오직 ‘희망’만이 살 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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