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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세 할머니가 자신을 돌보던 아들과 며느리가 늙고 병들자 자식에게 짐이 되기 싫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5일 오전 9시40분쯤 부산 사하구 모 아파트 안방에서 이모 할머니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간병인 이모씨(57·여)가 발견했다.

이씨는 “전날 할머니가 파스가 떨어졌다고 해서 파스를 사가지고 아침에 붙여드리려고 방문을 열었더니 끈으로 장식장 고리에 목을 맨 채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함께 살고 있는 아들(85)과 며느리(74)는 옆 방에 있었으나 모두 거동이 불편해 할머니가 숨진 사실을 몰랐다. 아들은 관절염을 심하게 앓아 거동이 불편했고 몇해 전부터 혈액종양암을 앓고 있는 며느리는 거동 자체가 불가능했다.

주변에 사는 손녀들은 3개월 전까지 번갈아가며 세 노인을 보살펴 오다 어머니의 거동이 어려워지자 따로 간병인을 고용해 노인들을 돌보게 했다.

숨진 할머니는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해 주로 아파트 안에서만 생활했으며 관절통이 심해 파스를 온 몸에 붙이고 생활해 왔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그러나 치매 없이 비교적 건강하게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할머니는 최근 손녀들과 간병인에게 “나까지 짐이 되서는 안된다. 먹으면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 약을 사달라”고 자주 요구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 지역에는 100세 이상 노인이 103명이며 숨진 할머니는 부산 사하구에서 7번째 고령이다.

경찰은 타살 흔적이 없고 아들 부부가 거동을 못하게 되면서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자 할머니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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