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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난 안우석군(왼쪽)이 지난해 가족여행 중 엄마·누나와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


얼굴도 모르는 5명에게 새 생명과 빛을 선물하고 떠난 아홉 살 소년이 감동을 주고 있다.

부천 계남초등학교를 다니다 최근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안우석(9)군. 20일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우석군은 지난 10일 숨진 뒤 2명에게 신장, 1명에게 간, 2명에게 각막을 기증했다.

아버지 안항일(41·교사)씨는 우석군이 지난해 2월3일 눈에 사시 증세가 있어 병원을 찾았다가 뇌종양이 발견돼 곧바로 항암치료를 받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우석군은 초등학교 1학년도 채 마치지 못하고 휴학한 뒤 치료에 전념했다.

하지만 지난 4일 갑자기 병세가 악화돼 우석군의 의식이 점차 흐려지는 것을 보며 가족들은 이별을 예감했다. 급하게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우석군은 인공호흡으로 안정을 되찾았을 뿐 의식은 찾지 못했다.

안씨는 “이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끼고 우석이에게 마지막으로 뭘 해줄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장기 기증을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우석군은 9일 오후 9시45분 강남성모병원에서 뇌사판정위원회의 최종 판정을 받았고 다음날 오전 1시40분 신장, 간, 각막을 지병을 앓는 환자들에게 넘긴 뒤 눈을 감았다.

안씨는 “아들의 장기를 기증하기까지 결정이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맘이 편하다"며 “나와 우석이가 모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기에 오히려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생은 ‘공수래공수거’라고 하는데 이젠 그 말을 정말 알 것 같다"며 “우석이가 못 다한 삶을 내가 대신 살아준다는 마음으로 베풀며 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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