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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복합건물 공사현장에서 남편 박광진(46)씨와 함께 도배일을 하다 화재로 남편을 잃은 전원심(43)씨는 20일 이동식 침대에 누운 채 남편의 빈소로 향했다. 곧이어,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남편의 영정을 목격한 전씨는 오열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기관지가 화재 유독가스로 부어올라 아직 말하기도, 숨을 쉬기도 어려웠다. 소리내 울려고 해도 목이 메여 작은 신음 소리만 새어 나왔다.

전씨는 “남편이 어젯밤 꿈에서 깨끗한 옷을 입고 작별 인사를 하더니만…”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17일 서울 신도림동 주상복합건물 화재사고에서 남편 박씨는 유독 가스를 피해 올라간 건물 8층에서 특수유리를 발로 차 구멍을 낸 뒤 부인 전씨의 머리를 바깥으로 내밀게 해 숨을 쉬게 하고 자신은 가스에 질식해 숨을 거뒀다.

사고현장에서 구조돼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전씨는 이날 아침까지도 남편의 죽음을 몰랐다. 남편과의 금실 좋기로 소문난 전씨가 남편 사망소식에 충격을 받을 까봐 유족들이 알리지 않은 것이다.

전씨는 몸을 약간 일으킨 후 남편의 영정사진을 꼬옥 안고 “아이고, 아이고”하면서 신음했다. 딸 보람(17)이는 전씨의 손을 잡고 “엄마, 정신차려. 쓰러지면 안 돼. 좀 이따 아빠 보러 가야지”라고 달랬다. 아들 윤수(15)는 눈물만 흘리면서 전씨만 쳐다봤다.

전씨의 시누이 박종순(53)씨는 “니 남편이 너 살리고 간 거니까 아이들 잘 키우고 행복해야 돼”라고 하자 전씨가 힘겹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남편의 영정을 어루만졌다.

이날 전씨에게 박씨의 사망을 알린 사람은 전씨의 친언니(44)였다.

그는 병실에서 전씨에게 “지금 박서방 숨이 끊어지려고 해. 어떤 일이 있어도 정신 똑바로 차려”라며 어렵게 말을 꺼냈다. 그러자 놀란 전씨는 “내가 가서 우리 남편 손을 만져야 남편이 빨리 깨어날 수 있다”며 남편 곁으로 가자고 사정했다. 그리고 유족들은 전씨를 데리고 빈소로 이동했다. 전씨에게 차마 남편의 발인까지 숨길 순 없었다. 박씨의 큰 형 세진(56)씨는 “지금 아니면 (남편을)또 만날 수 없는데, (남편이)마지막 가는 데 (전씨가)와야 되지 않느냐”며 고개를 떨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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