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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를 맞아 ‘학교 가기 싫다’는 아이들의 호소에 부모들 가슴이 타고 있다. 당국의 갖가지 대책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은 여전히 심각하다. 휴대전화·컴퓨터를 이용한 사이버 폭력도 급증하는 추세다.

피해자가 또 다른 폭력의 가해자로 돌변하는 등 누가 피해를 볼지 알 수 없다. 학교폭력대책법 제정 3년을 맞아 학교폭력의 실태·후유증, 은폐구조, 대책을 5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새 학기 첫날인 3월2일. 최명수(가명)군은 이제 고3이 될 참이었다. 다른 학생들처럼 이른 아침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새로 배정된 교실을 찾고, 담임 교사는 어떤 분일지 그려봤어야 했다. ‘그 일’만 없었더라면…. 명수는 이날 온종일 자기 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았다. 명수가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그 일’은 5년 가까이 당했던 집단괴롭힘이다. 서영교(가명)군은 일진회 선배들의 집단 폭행으로 저세상 사람이 됐다. 같은 반 친구들에게 따돌림과 집단 구타를 당한 뒤 미국 유학에 내몰린 박민성(가명)군은 다시는 한국으로 돌아올 생각이 없다.


#1. 집단괴롭힘 시달리다 고교 자퇴

“중1 여름방학을 앞두고 전학 가면서부터 학교폭력의 수렁에 빠지더군요.”(명수 어머니)

내성적인 명수는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급우들과 사귀기가 쉽지 않았다. 아이들은 멀리서 전학온 명수를 해코지하기 일쑤였다.

고교 진학 후 급우들의 괴롭힘은 더 심해졌다. 가방 속에 든 휴대전화와 책상 서랍에 둔 전자수첩이 없어졌다. 의자에 깔아 놓은 압정에 엉덩이도 찔렸다. 누군가 가방 끈을 끊었고, 가방 안에 치약을 뿌려 놓기도 했다.

명수가 학교생활의 고통을 호소하자 부모는 지난해 9월 학교를 쉬게 했다. 정신과 치료를 통해 적응하기를 기대했지만, 명수는 친구들과 맞닥뜨리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했다. 명수는 한 달 뒤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대안학교에 보내졌다. 하지만 다시 학교를 그만두기까지 1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어머니는 대인기피증을 보이는 명수를 위해 최근 지자체 청소년센터에 미술심리치료를 신청했다.


#2. 선배들에 폭행당해 쇼크사

“친구들과 왁자지껄 떠들 때, 급식실에서 맛있게 밥을 먹을 때 늘 환한 웃음의 밝은 얼굴이었던 영교는 한마디로 해바라기였습니다.”(담임 교사)

170㎝가 넘는 키에 중1 또래들보다 체격이 좋았던 서영교군은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일진회의 표적이 됐다. 일진회에 가입하라는 선배들의 강요를 여러 번 받았던 영교. 사건이 있던 지난해 9월30일도 선배들이 가입을 강요하며 ‘단합식’을 이유로 영교를 비롯한 1학년 후배들을 소집했다. 각자에게서 수천원을 뜯어내 소주를 사오게 한 뒤 강제로 마시게 했고, 군기를 잡는다며 후배들을 1명씩 따로 불러냈다. 차려 자세에서 머리와 가슴을 몇 차례 얻어맞은 영교는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부검 결과는 ‘쇼크사’.

유가족들은 학교 측의 진상 규명과 가해학생의 진심 어린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3. 집단 구타당한 뒤 유학 결정

지난해 10월 박민성군이 중학교 캠핑행사에 안 갈 수 없느냐고 할 때만 해도 부모는 이유를 잘 몰랐다. 민성이와 얘기하다 팔에 시퍼렇게 든 피멍을 본 뒤부터 뭔가 잘못됐다는 걸 느꼈다. 부모는 ‘무슨 상처냐’고 물었고, 민성이는 ‘선생님에게 맞아 생긴 자국’이라고 둘러댔다. 하지만 교사에게 맞았다고 보기엔 상처가 너무 컸다. 자세히 보니 몸 여기저기 타박상이 수두룩했다. 부모는 학교를 찾아가 주변 학생들에게 자초지종을 캐물었다. 민성이가 같은 반 친구 3명으로부터 집단 폭행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이번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3월 학기 초에도 민성이는 교실에서 친구들이 보는 가운데 집단 폭행을 당해 안경이 부러졌고 돈도 빼앗긴 적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부모는 억장이 무너졌다. 결국 학교를 그만두게 하고 미국 유학을 보내기로 했다. 살림살이가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대인기피증에 우울증까지 보이는 아들 때문에 유학 준비를 서둘렀다. 한국인 학생이 없는 미국 오클라호마주의 한 사립 중학교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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