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다산.동의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기지 앞에서 한국시간으로 27일 오후 테러단체의 소행으로 보이는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한국군 병사 1명이 목숨을 잃었다.

합참은 이날 오후 2시50분께(현지시간 오전 10시20분) 아프간 바그람 기지 정문 쪽에서 폭탄테러가 발생, 기지 밖에서 임무를 수행중이던 다산부대 윤장호(27.통역병) 병장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아프간에 파병된 한국군 장병 가운데 폭탄테러 희생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윤 병장은 현재 바그람 기지내 미군 병원 영안실에 안치돼 있다.

합참은 이날 폭탄테러로 윤 병장과 미군 1명, 그리고 현지인 18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윤 병장은 사고 당시 기술교육을 받으러 온 현지인 2명을 부대로 안내하기 위해 기지 정문 앞에서 출입 절차를 밟고 있었다"며 "윤 병장 외에 한국군의 추가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이 합참 작전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당시 바그람 기지 내에는 딕 체니 미 부통령이 방문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체니 부통령의 부대 방문이 노출됐는지는 모르지만 테러세력이 (이 때를 이용해) 미군기지를 대상으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미군 기지인 바그람 기지에는 미군과 한국군 다산.동의부대를 포함한 동맹군이 주둔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합참은 "이번 폭탄테러가 특별히 한국군을 겨냥한 테러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박 작전부장은 "차량에 의한 폭탄테러는 아니고 급조폭발물(IED)을 이용한 자살폭탄테러로 추정된다"며 "테러범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합참 관계자는 "2발의 폭발물이 터진 것으로 알고 있지만 자살폭탄 테러범이 몇 명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다산부대 제8진 교대병력으로 파병된 윤 병장은 파병임무를 마치고 오는 4월 귀국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윤 병장은 미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토목 관련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뒤늦게 병역의무를 위해 입대, 아프간 파병길에 올라 통역병으로 근무해왔다.

합참은 사고 직후 김근태 작전본부장을 반장으로 하는 사고대책반을 구성하는 한편 해외파병부대에 테러에 대비한 부대방호 태세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사고대책반은 또 아프간 폭탄테러에 대한 경위 파악에 나서는 한편, 관계부처와의 협조를 통해 윤 병장의 유해 수습 등 후속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아프간 폭탄테러로 윤 병장이 목숨을 잃은 것을 계기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아프간 동의.다산부대를 비롯한 이라크 자이툰부대 등에 대한 철군 여론이 다시 거세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현재 아프간에는 다산부대(8진) 및 동의부대(10진) 205명(다산 147명, 동의 58명)이 파병돼 동맹군과 현지 주민들을 상대로 주로 기지내에서 각각 공병 및 의료지원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 다산.동의부대는 지난해 9월 교대병력으로 파병됐다.

2002년 9월과 2003년 2월부터 각각 아프간에서 파병임무를 수행해오고 있는 동의.다산부대는 지난해 국회의 파병연장안 통과로 일단 올해 연말까지 파병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박 작전부장은 동의.다산부대의 조기 철군 가능성에 대해 개인적 판단을 전제로 "국회에서 (지난해말) 파병연장안이 통과돼 올해 연말까지 파병기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폭탄테러로 당초 오는 7월께로 예정됐던 한국군의 레바논 파병 시기에 영향이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