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女, 과외하던 집 '사모님' 꼬드겨 33억 투자사기

by 인선호 posted Feb 1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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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옵션 투자로 3백만원을 20억원으로 만든 사실이 있다"

이 모 씨(29,여)는 지난해 4월 말 김 모 씨(45세,여)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만나 이 같은 거짓말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씨는 또 "지금은 투자전문회사에서 일하고 있으며 유명증권회사로부터 파생상품 펀드매니저 스카우트 제의도 들어왔다. 주식투자는 한계가 있고 선물투자를 해야 많은 돈을 벌 수 있으니 내게 투자를 하면 돈을 크게 불려 주겠다"고 김 씨를 유혹했다.

하지만 이 씨는 실제 전문투자회사 근무 경력이 없었고, 불과 2개월 정도의 기간에 일부 수익을 올린 것이 이 씨가 갖고 있던 선물옵션투자 경험의 전부였다.

이전에 김 씨 자녀를 상대로 과외교습을 하면서 김 씨가 상당한 재력가라는 사실을 파악한 이 씨가 김 씨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자신의 선물옵션투자 경력을 터무니 없이 부풀린 것이다.

그로부터 10여일 뒤 이 씨는 김 씨에게 전화를 걸어 "좋은 자리가 있으니 함께 들어가자. 3, 4일이면 20퍼센트 상당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있는 대로 돈을 보내라"고 꼬드겼다.

자녀 과외를 맡기는 동안 이미 이 씨와 상당한 친분을 쌓았던 김 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이 씨가 개설한 증권계좌로 2억5천만원을 송금했다.

이후 이 씨는 "고수익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더 많은 투자를 요구했고, 이에 속은 김 씨는 지난해 8월 초순까지 약 석 달 동안 모두 11차례에 걸쳐 무려 33억8천만원을 이 씨의 계좌에 쏟아 부었다.

하지만 선물옵션투자 경험이 짧았던 이 씨는 고수익을 내기는 커녕 김 씨가 투자원금을 보내는 족족 이를 까먹기만 했다.

특히 이 씨는 투자손실이 20억원에 이르던 지난해 7월 중순에는 "지금까지 4억3천만원 상당의 수익이 발생했다"고 거짓말을 하며 "이에 대한 대가로 외제 스포츠카를 사달라"고 요구해 김 씨로부터 9천여만원을 받아 챙기기까지 했다.

그러나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자 이 씨는 점차 김 씨와의 연락을 피했고, 뒤늦게 '이 씨가 투자원금을 모두 까먹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 씨는 이 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는 14일 이 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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