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역 토막살인 수사 후기…부서진 휴대폰이 범인 잡았다

by 인선호 posted Feb 0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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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던 안산역 사체 토막사건은 불법체류자인 중국인 용의자가 피해여성이 다른 남자를 만나는데 앙심을 품고 저지른 치정에 얽힌 사건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중국인 용의자가 사건 당일, 피해여성 소유의 통장 4개에서 980만원을 인출해간 사실이 추가로 확인됨에 따라 이 용의자가 금전과 연관된 또다른 사건과 연루돼 있는 지 등에 대한 수사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의 경우 외국인이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면서도 미궁 사건으로 남아있는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에서 발생한 ‘복권방 및 이발소 여주인 살해사건(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담배꽁초 등 발견)’과는 달리 처음부터 외국인이 관련된 사건임을 직시하고 사건발생 8일만에 용의자 검거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경찰의 수사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산역 남자장애인 화장실에서 지난달 24일 오후 4시께 역무원에 의해 발견된 정씨의 사체는 그야말로 엽기적이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용의자가 토막사체를 유기하기 전날 오전 11시30분부터 3시간여 사이에 안산역 인근 할인매장에서 사체가 담겨있던 여행용 가방과 쓰레기봉투를 구입한 사실을 매장 CCTV를 통해 확인하고 몽타주와 용의자로 추정되는 사진을 공개수배했다.

당시 경찰은 곧 용의자의 꼬리가 잡힐 것으로 판단 전·의경까지 투입, 대대적인 탐문수사 등을 벌였으나 사건 현장 인근에 위치한 피해여성의 원룸과 발 부분 등을 찾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등 초동수사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장기화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곧 정씨가 타인 명의로 사용한 손상된 휴대전화와 정씨의 통화기록 등을 복원 전화번호부에 남아 있던 전화번호를 대상으로 연관성 여부를 조사하면서 수사에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결국 경찰은 통화기록을 통해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손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통신추적장치를 통해 손씨의 행적을 쫓아 지난 1일 밤 11시30분께 지하철 4호선(환승역) 금정역 승강장에서 전철을 기다리는 손씨를 검거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정씨를 살해한 손씨는 정씨 소유의 예금통장 4개에서 980만원을 인출한 뒤 이를 도피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가방에 담아 서울과 부산, 전주 등을 돌며 여인숙과 사찰 등지에서 도피생활을 해온 것으로 확인돼 보다 과학적인 초동수사의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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