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제부터 BDA 본격 협상...부분 해제 시사

by 인선호 posted Jan 3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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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미국의 베이징 금융제재 실무회의가 합의 없이 끝났지만 미국이 북한과 BDA 은행의 불법 활동을 확인했으니 이제 본격 협의하겠다고 밝혀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북한과 미국이 중국 베이징에서 가진 이틀 동안의 금융제재 실무회의가 31일(현지시각) 성과 없이 끝났지만 오는 6일 다시 금융제재 실무회의를 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본격 협상을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며 북-미 2차 실무회의를 평가했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 측과 함께 30만 페이지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자료와 BDA에 동결된 북한 계좌 50개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협상 대표단장인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금융범죄담당 부 차관보는 이날 회담을 마친 뒤 "힘든 작업이었지만 새로운 정보를 입수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위폐제조와 돈세탁 등 불법 금융활동에 대한 미국의 조사가 사실로 입증됐다(vindicate)"면서 "BDA 은행이 북한의 불법적 금융활동의 창구였다"고 말했다.

글레이저 부 차관보는 "이제 BDA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진전을 이룩해야 할 상황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대북 금융제재 해제를 위한 본격적인 협상을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북한과 미국은 앞으로 동결해제를 다루기 위한 실무회의를 다시 가질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동방위성TV는 이날 밤 북한과 미국의 실무대표들이 다음 주 화요일(6일)쯤 6자회담에 앞서 다시 금융제재 문제에 대해 협의를 갖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도 "유익한 정보 교환이 있었다"면서 "금융제재 실무회의가 계속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미국은 BDA에 동결된 북한의 합법과 불법 자금을 확인한 만큼 6자회담에서의 북한의 태도를 봐가며 해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AP 통신과 워싱턴 포스트지는 이날 "미국이 BDA 금융제재를 일부 해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북한이다.

BDA 은행의 동결자금 2,400백만 달러 전액을 해제해 주고 미국의 세계 금융기관 진출을 허용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북한이 이번 금융제재 실무회의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오는 8일 열리는 6자회담의 결과가 달라진다.

북한이 글레이저 부 차관보의 본격 협상을 하겠다는 발언을 전향적으로 해석할 경우 6자회담에 긍정적으로 임하겠지만 계속 전부를 달라고 요구할 경우 6자회담은 BDA라는 돌부리에 걸릴지도 모른다.

이와 관련해 잭 프리처드 한.미 기업연구소 소장이자 전 대북특사는 31일 낮(현지시각)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북한이 이번 6자회담에서 어느 정도를 양보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북한은 부시 행정부에서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은 부시 행정부 내에서는 식량과 비료, 중유 등 경제적 지원을 얻는 게 목표이며 미국과 완전한 관계 정상화와 신뢰 관계를 맺을 때까진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처드 전 특사는 "대북 라인이 부시 대통령과 라이스 국무장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로 짜여 협상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대북 정책을 바꿨지만 북한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프리처드는 또 한국의 유력 대선주자들이 원하면 미국 방문을 추진해 정책대담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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