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폭판 조폭전쟁 일어날 뻔

by 인선호 posted Jan 1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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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폭력배들이 감정싸움 끝에 서울 강남 대로변에서 칼부림을 하는가 하면, 이에 대한 또다른 보복으로 상대 조직의 결혼식장을 습격하려한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달 22일 오후 5시께 검은 옷을 빼입은 ‘조직원’ 수십명이 승합차 두 대에 나눠타고 서울 강남의 ㄴ예식장에 들이닥쳤다. 이들은 90여명의 조직원을 둔 대형 폭력조직 ‘국제피제이파’. 얼마 전 이들과 알력을 빚은 ‘동아파’의 한 조직원이 막 교도소에서 출소해 결혼식을 올리고 있던 참이었다.

하지만 예식장 1층까지 몰려왔던 국제피제이파는 발길을 돌려야 했다. 주변에 강력계 형사 10여명이 잠복해 있는 것을 알아챘기 때문이었다. 경찰에서 두 조직 사이의 충돌 가능성을 미리 파악하고 출동하지 않았더라면 자칫 유혈극으로 번질 수 있는 순간이었다.

충돌 직전까지 간 두 조직의 갈등은 조직원 사이의 사소한 감정싸움에서 비롯됐다.

동아파에 속한 채아무개(32)씨는 지난달 1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 지하에 있는 ㄹ카지노바를 찾았다. 국제피제이파의 조직원이며 고향 선배로 평소 알고 지내던 강아무개(33)씨가 운영하는 불법 도박장이었다. 채씨는 ‘바카라’라는 게임을 하면서 이틀만에 무려 5천만원을 잃자, 강씨를 찾아가 이른바 ‘뽀찌’(노름에서 돈을 많이 딴 사람이 돈을 잃은 사람에게 약간 보상해주는 돈을 지칭하는 은어)를 요구했으나 핀잔만 들었다.

앙심을 품은 채아무개씨는 또다른 폭력조직인 ‘신안관광파’ 일원이면서 고향 선배인 이아무개(32)씨와 함께 지난달 19일 오후 9시반께 강씨를 강남구 청담동 ㅅ오피스텔 앞으로 불러냈고, 이곳에서 다툼을 벌이다 흉기로 강씨의 오른쪽 옆구리를 찔렀다. 채씨가 흉기를 휘두른 다음 잠시 머뭇거린 틈을 타 강씨는 지나가던 택시를 타고 달아났다. 이후 강씨는 채씨의 보복을 피해 강남 일대에서 병원을 두차례나 옮겨 다니며 치료를 받았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강씨의 신원을 확보한 뒤 채씨와 이씨를 지난 9일과 11일 잇따라 체포했다. 경찰은 15일 채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했고, 이씨는 살인미수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불법 도박장을 연 강씨는 관광진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했다.

강남경찰서의 한 간부는 “앞으로도 두 조직 사이의 충돌 가능성이 있어 유심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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