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소년'...누가 그 아버지에게 돌을 던지랴

by 운영자 posted Jan 0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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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밤 방송된 SBS TV '긴급출동! SOS24'의 '야생소년' 편이 장애아를 키우는 가정의 가슴 아픈 현실을 고발하며 높은 관심을 끌었다.

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에 따르면 이날 '야생소년' 편은 시청률은 22.7%를 기록하며 전주(10.5%) 보다 배 이상 높게 나왔다. 경쟁작인 KBS 2TV '상상 플러스'는 16.3%를 기록했다.

'야생소년'에서는 발달장애 1급의 16세 소년이 7개월간 쓰레기장 같은 폐가에 알몸으로 갇혀지낸 사연이 소개됐다. 그의 아버지는 매일 폐가에 와 음식물을 넣어주고 옷도 입으라고 주지만 소년의 공격적 성향을 두려워하며 가까이 다가가지는 못하고 있었다. 짐승 같은 모습의 소년은 괴성을 지르며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었다.

프로그램 초반만 해도 소년의 아버지는 아동학대를 하는 나쁜 사람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아버지의 비정상적인 행동이 그의 정신분열증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그것이 장애가 있는 아들을 오랜기간 힘겹게 돌보면서 생긴 것이라는 정황 설명이 이어지면서 가해자-피해자가 따로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프로그램은 나아가 아버지와 소년을 현재 상황으로 내몬 데는 장애아를 대하고 바라보는 우리 사회 전체의 시선에도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장애아를 국가적 차원에서 돌봐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방송 직후 프로그램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의 사연과 장애아 문제에 대한 의견들이 속속 올라왔다. 통상 '긴급출동! SOS24' 방송 직후 가해자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던 것과는 현격한 대조를 이뤘다.

시청자 서영진 씨는 "나에게도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발달장애 아동을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어 글을 올린다. 나에게도, 우리 가정에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며 우리나라 복지현실이 안탑깝기만 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생계를 유지해야 하기에 아이를 방치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아이는 스스로를 더 깊이 가둬놓을 것"이라며 "장애아동을 혼자 방치할 경우 영진이(가명)처럼 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장애아를 낳았으면 부모가 알아서 치료하고 교육을 시켜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시청자 이승은 씨는 "감히 누가 그 아버지에게 돌을 던지랴"라며 "십여 년 동안 아들로 인해 그만큼의 근심 걱정을 했던 아버지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겠는가"라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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