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철 연쇄살인 사건 수사기법에 새 전환점

by 인선호 posted Nov 0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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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마리조차 찾기 힘든 범죄현장에서 미지의 범인을 하나씩 찾아가는게 매력이죠."권일용 경위는 "증거 한 줌 남기지 않는 지능범죄와 연쇄범행이 늘고 있는 터라 범인을 ?i는 자는 늘 뒤쳐진다"며 수사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어 권 경위는 "프로파일링은 범죄 현장에 나타난 여러가지 정황과 증거들을 토대로 범인의 성격, 직업, 심리 상태 등을 추리해 내는 작업"이라면서 "이를 통해 사건 당시의 범인을 보다 구체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라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직업과 같다"고 말했다.

권 경위는 "연쇄 살인범들은 갈수록 치밀해지고 또 대담해진다. 또 범행 동기는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고도의 범죄분석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FBI가 1978년 도입한 프로파일링은 외국에선 관련 드라마와 소설ㆍ영화가 쏟아져 나올만큼 정착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생소한 분야다. 사회에 대한 맹목적인 범죄 등 실마리가 없는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서울경찰청은 2000년 권일용 경위를 과학수사계내에 국내 첫 프로파일러로 배치했다.

권 경위는 "7년동안 일과는 범인처럼 생각하고 범인처럼 행동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지의 범인을 잡으려면 그 방법밖에 없다.

프로파일링을 이용한 범죄해결기법이 여론을 환기한 것은 2004년부터. 2003년 9월부터 1년에 걸쳐 모두 21명을 살해한 유영철 연쇄 살인 사건의 수사를 진행하면서 프로파일링의 중요성이 부각된 결과였다. 서울경찰청은 범죄분석팀을 신설했고, 전국의 경찰서에도 한 두명의 범죄분석 전문 요원이 배치됐다. 처음 4명으로 시작한 범죄 분석 전문가는 이제 수 십명에 달한다. 경찰은 작년과 올해 두번에 걸쳐 심리학 전공자 30명을 특채로 뽑았고 이들은 현재 일선 서에서 활약하고 있다. 권 경사는 2004년에 이어올 1월 합류한 김경옥(30) 김윤희(28)경정과 함께 추리소설처럼 얽힌 미스터리 범죄를 풀고 있다.

권 경위는 "프로파일러는 나무를 보는게 아니라 숲 전체를 보는 존재"라면서 "감식반이 증거 하나하나에 집착한다면 프로파일러는 범행 현장을 두루 살피고 범인의 행동전체를 추론한다"고 밝혔다. 때문에 전혀 모르는 범인의 행동양식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일이라 팀원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최근들어 범행이 갈수록 대담해 지면서 범인들이 수사팀의 움직임과 동향을 훤히 꿰뚫고 지능게임을 벌여 수사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한 연쇄 살인범의 컴퓨터에서 발견됐다는 파워포인트 파일을 보여주면서 권 경위는 "살인범은 자신이 저지른 사건에 대한 모든 언론 보도를 꼼꼼하게 사진과 함께 분석해 놓다"면서 "살인범이 수사진행 상황을 알고, 언론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자료에는 당시 수사를 주도했던 권 경위의 사진도 여러 장 보였다.

프로파일링팀은 연쇄살인과 같은 비정상적인 범죄와 관련, 법인의 성격과 행동유형을 분석해 데이터베이스로 축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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