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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아, 난 이윤영이라고 해. 나도 자폐를 가진 친구가 있어. 잘 지내고 싶지만 어울리려고 하지 않으니까 솔직히 귀찮고 힘들어. 그래도 자꾸 보면 괜찮아져, 그러니깐 너도 힘을 내!"

(<푸른 고래의 꿈>이 끝나고 쓴 고양시 초등학생의 글)



지난 해 12월 고양시의 복합문화공간 고양어울림누리의 공연장. 국내에서 흔치찮은 교육연극 한편이 무대에 올랐다.



즐기는 공연이 아닌 생각하고 토론하는 T.I.E.(Theatre-In-Education) 유형의 교육연극 <푸른 고래의 꿈>.



50여명의 초등학생들이 객석이 아닌 무대위의 또 다른 무대 주변에 둘러 앉았다.



불이 희미하게 켜졌다. 초등학교 5학년 교실. 자폐와 정신지체가 있는 채인이가 전학을 오고, 명석이는 보미와 짝이 된다. 선생님은 반 아이들인 명석 보미 다솜이에게 친하게 지내라고 말을 하고 나간다.







보미는 처음에는 황당하고 어색했지만, 자신을 믿는 다는 선생님의 말과 고맙다는 채인어머니의 인사에 기분이 좋아지고, 자신을 잘 따르는 채인이와 어느 덧 친해진다.



자기에게 잘해주는 채인이는 보미만 따라다니려고 한다. 다른 친구들은 그런 채인이와 보미를 흥미롭게 보지만, 점차 무관심해진다. 그러다가 피구 놀이에서 채인이로 인해 지자 명석은 화를 내고, 채인이가 다쳤을때 화를 내며 섭섭해 하는 채인이 엄마때문에 친구들의 마음은 점점 멀어져만 간다. 결국에는 채인이로 인해 명석이 사고를 당하자 학급회의가 열린다.









채인이는 큰 덩치때문에 물고기 친구들과 어울릴 수 없는 푸른 고래가 친구를 찾아 넓은 바다고 떠나듯 어둠과 함께 무대 뒤로 사라진다.



다시 불이 켜지고 배우들은 배역에서 빠져나온 배우가 아닌 극중 채인 명석 보미 다솜으로 연극을 숨죽이며 본 아이들과 마주 앉는다.







아이들은 연극을 보며 궁금해 했던 걸 하나 둘 배우들이자 자신들에게 묻는다. "너라면 실제로 채인이에게 잘해 줄 수 있겠어?" 아이들이 교실에서 겪는 어려움을 아느냐고 묻는 것인지도 모른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 장애 비장애 통합학급의 아 이들의 모습은 영화 '말아톤'처럼 미화하기에는 현실이 너무 아픈것일게다.





한동안 배우들과 얘기를 나눈 후, 모둠 토론으로 아이들은 격론을 벌인다. "채인이에게는 채인이에게 맞는 학교에 가서 공부하는 것이 더 나을 지도 몰라" "아니야, 우리가 함께 공부하면 채인이에게도 더 좋다고 생각해"





학급회의는 이렇게 이어졌다. 모든 공연과 토론이 끝나고 아이들은 채인이에게 친구들에게 채인이 어머니에게 편지를 쓴다. "전에 만나면 '아, 이상해'라고 했는데, 지금은 '안녕'이라고 말하고 싶다."







<푸른 고래의 꿈>은 이렇게 아이들에게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게 했다. 선생님도 배우도 아무도 아이들에게 장애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10월 14일 부터 고양어울림누리 공연장 큰 연습실에서 T.I.E. 교육연극 <푸른 고래의 꿈>이 초등학교 아이들을 만난다. 10시와 2시 초등학교 5~6학년을 무료로 신청받아 진행할 예정이다. (문의는 고양문화재단 교육사업팀 031-960-9735~6,www.artgy.or.kr)





지난 해 참여했던 연출진과 배우들 대부분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기획부터 공연, 그 이후의 후속 작업까지 일반 연극과는 판이 하게 달랐고 어려운 방식을 택했던 만큼 올해는 더욱 아이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T.I.E.교육연극은 현장을 직접 찾아가서 보고 , 듣고,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장애 비장애 아이들이 교실에서 겪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연출부와 배우들이 몇개월 동안 통합학급 아이들을 관찰하고 교사와 학부모와의 인터뷰를 수차례 진행해 만들어낸 교육연극이라 배우와 연출진들의 애정은 남다르다.



T.I.E.교육연극 <푸른 고래의 꿈>을 준비한 고양문화재단 관계자는 "문화예술교육이 현실에서 괴리된 멀리 있는 것이 아닌, 삶의 소통 방식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푸른 고래의 꿈>은 그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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