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MBA


logo

 
banner1
포토뉴스
연재/컬럼


"하필 추석에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이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네요"

7일 낮 서울 송파구 장지동 화훼마을 비닐하우스촌. 이 곳 사람들은 추석의 풍요로움과 즐거움을 송두리째 빼앗겨 망연자실해 하고 있었다.

이날 이른 새벽에 발생한 화재로 비닐하우스 41개동 중 35개동이 소실됐고 주민 400여명 중 270여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먹을거리가 있었던 냉장고는 검게 그을려 토사와 잿더미 속에 나뒹굴고 있었고 즐거운 웃음소리가 있어야 할 동네에는 깊은 한숨소리와 흐느낌만이 존재했다.

김금례(65.여)씨는 "'불이야' 소리에 놀라 급하게 집 밖으로 나오느라 아들ㆍ딸이 사준 금반지와 팔찌를 불길 속에 두고 나왔다"며 "환갑이라고 자식들이 힘들게 돈을 모아 사준 것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오정희(66)씨는 새벽장사에 나가 아직 불이 난 사실도 모르고 있는 아내 걱정에 한층 더 가슴이 아프다.

오씨는 "부인이 '추석이라 애들 뭐 사줘야 한다'면서 새벽에 돈 벌기 위해 장사하러 나가 아직 화재 소식을 모른다. 작년에 심장병 수술을 했을 정도로 몸이 좋지 않은데 화재 소식을 듣고 얼마나 놀랄지 걱정된다"며 한숨과 함께 담배 한개비를 물었다.

마을 한쪽 끝에 위치한 마을회관에 모여 피해조사서를 쓰고 있던 주민들은 그래도 인명피해가 없어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자칫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지만 다친 사람 없이 진화된 것은 마을 주민들이 불이 난 사실을 일찍 전파하고 신속히 대피할 수 있도록 서로 도왔기 때문이다.

장영자(63.여)씨는 "불이 난 것을 알고 옆집 대문을 두드리며 '불이야' 소리를 질렀다. 몇년을 가족같이 지낸 사람들인데 나만 피할 수가 없었다"고 대피 상황을 전했다.

남용균(33)씨도 "전기가 끊겨 마을 중간에 위치한 확성기에서 대피 방송이 나오진 않았지만 옆집 사람을 챙겨주려는 주민들의 마음 씀씀이 때문에 다친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 화훼마을은 주거용 비닐하우스들이 모여 군락을 이룬 빈민 거주지역으로, 지난 6년 간 3차례나 크고 작은 불이 났을 정도로 화재에 취약한 지역이다.

송파구청이 인근 가원초등학교에 임시 보금자리를 마련했지만 주민들은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을 원했다.

신극남(70.여)씨는 "화재가 끊이질 않지만 화재 예방 대책 마련을 위한 정부의 노력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안타까워했다.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한적십자사 구호봉사팀의 정혜진(69.여)씨도 "그동안 구호활동을 위해 여러차례 이곳을 찾았지만 화재에 무방비 상태인 것은 변함이 없었다. 정부가 뭔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door.jpg
?

  1. No Image

    뺑소니車 잡은 '용감한 미화원'

    “비록 어렵게 살고 있지만 이런 분 덕분에 그나마 사회가 살만하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달 초 서울아산병원장실에는 편지 한 장이 날아 들었다. 병원에서 청소일을 하...
    Views303
    Read More
  2. 유노윤호 '본드주스테러', 발생부터 해결까지

    그룹 '동방신기' 멤버 유노윤호(본명 정윤호·20)에게 본드를 섞은 음료수와 악의성 편지를 전달한 용의자 고모(여·20)씨의 범행 전모가 드러났다. 사건을 조사중인 서울 영...
    Views427
    Read More
  3. 한국 연극을 통한 "장애 비장애 통합교육에 대한 마음의 문을 열어주세요"

    "명석아, 난 이윤영이라고 해. 나도 자폐를 가진 친구가 있어. 잘 지내고 싶지만 어울리려고 하지 않으니까 솔직히 귀찮고 힘들어. 그래도 자꾸 보면 괜찮아져, 그러니깐 ...
    Views317
    Read More
  4. 서래마을 쿠르조 부인 "프랑스서도 아기 죽였다"

    서래마을 영아 유기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베로니크 쿠르조(38.여)가 지금까지 3명의 아기를 낳아 살해했음을 자백했다고 로이터통신이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12일(현지...
    Views505
    Read More
  5. 대리번역 파문..정지영 "심려끼쳐 죄송하다"

    자기 계발서 '마시멜로 이야기'(원저자 호아킴 데 포사다)의 대리번역 의혹에 휩싸인 SBS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정지영이 "심려를 끼쳐 드려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말문...
    Views269
    Read More
  6. ‘영아 유기’ 혐의 프랑스인 부부 긴급체포돼

    서울 서래마을 영아 유기 사건의 용의자인 프랑스인 부부가 숨진 영아 2명의 부모로 확인된 뒤 프랑스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고 현지 검찰이 10일 밝혔다. 파리 남서쪽의 투...
    Views327
    Read More
  7. "핵실험이 진짜 핵인지, 성공했는지 단정 못해" 노 대통령 발언 왜?

    노무현(얼굴) 대통령은 9일 오후 한.일 정상회담 후 한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언급에는 특이한 점이 있었다. 북한의 핵실...
    Views336
    Read More
  8. 개성공단은 돌아간다…"여기는 특별한 분위기 없다"

    북한의 핵 실험 강행에도 불구하고관광객들의 금강산 방문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업체들도 정상조업이 이뤄졌다. 북한의 핵 실험으로 긴장이 고...
    Views162
    Read More
  9. 시민들 "동포애로 도왔는데 '뒤통수' 치다니…"

    9일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아랑곳없이 핵실험을 전격 강행하자 시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북한을 성토했다. 일부 시민은 김정일 정권의 ‘막가파’식 ...
    Views211
    Read More
  10. 北, 끝내 핵실험 강행..동북아 정세 벼랑끝으로

    북한이 끝내 핵실험을 강행했다. 북한은 9일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중앙통신은 "우리 과학연구부문에서는 2006년 10월9일...
    Views258
    Read More
  11. "하필 추석에 火魔…막막하네요"

    "하필 추석에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이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네요" 7일 낮 서울 송파구 장지동 화훼마을 비닐하우스촌. 이 곳 사람들은 추석의 풍요로움과 즐거움...
    Views310
    Read More
  12. 임진국 할아버지의 신혼 후 첫 추석

    “우리 둘이 결혼하고 신혼여행으로 민속촌에 갔었지. 정말 재미있었어. 그런데 다 돌아보고 오지 못했거든. 이번에도 손잡고 거기로 구경갈거야.” 추석계획을 조곤조곤 설...
    Views33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48 249 250 251 252 253 254 255 256 257 ... 390 Next
/ 390
상호명 : 투데이닷컴(웹)/한인투데이(일간지) / 대표자 : 인선호 / E-Mail : hanintodaybr@gmail.com/webmaster@hanintoday.com.br
소재지 : R. Jose Paulino, 226번지 D동 401호 - 01120-000 - 봉헤찌로 - 상파울로 - 브라질 / 전화 : 55+(11)3331-3878/99721-7457
브라질투데이닷컴은 세계한인언론인협회 정식 등록사입니다. Copyright ⓒ 2003 - 2018 HANINTODA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