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마을 뒤흔든 '티켓다방 리스트'

by 인선호 posted Sep 18, 200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전남 구례군 구례읍의 한 마을이 '티켓다방' 때문에 술렁이고 있다. 주민 53명이 티켓다방에서 일하는 가출소녀와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18일 경찰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마을에 티켓다방이 들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업주 추모(50)씨가 가출한 김모(16)양 등 2명에게 "매상의 40%를 주겠다"며 유인해 다방을 차리고 차 한 잔에 2000원을 받고 배달을 했다.

업주 추씨는 김양 등에게 1인당 하루 20만원의 매상을 올리도록 했다. 목표액이 채워지지 않으면 반일 근무로 계산해 5만~30만원씩 뗐다. 이 때문에 김양 등은 차 배달을 나가 손님들에게 "티켓을 끊어 달라"고 사정했다. 티켓비는 기본 3만원으로 한 시간이 넘을 때마다 2만원이 추가됐다. 이들이 야한 차림으로 마을을 휘젓고 다니면서 차를 주문하는 곳이 늘었다. 집이나 모텔.사무실.비닐하우스 등에서 주문을 하고 차량으로 불러내기도 했다.

경찰 조사에서 주민들은 성매매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한결같이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의 직업도 자영업자.농민.건설업자.회사원.택시기사.배달원 등 다양했다.

마을 이장 김모(58)씨는 "모두가 쉬쉬하지만 '누가 누가 걸렸다더라'는 소문이 무성하다"며 "조용하던 마을이 한 다방 때문에 뒤숭숭해졌다"고 말했다.

주민 조모(47)씨는 "노총각 등 홀로 사는 사람이 많은 농촌의 실정을 교묘히 파고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양 등은 이달 초 다방 합숙소를 빠져나와 부산 시내를 배회하다 경찰에 발견됐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김양 등의 휴대전화에 입력된 전화번호와 다방 장부 등을 바탕으로 성매매 사실을 확인, 18일 업주 추씨를 구속하고 주민 5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door.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