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성폭행.살해범 현장검증 "죽을 죄를 졌다"

by 인선호 posted Sep 1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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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갓길 여고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50)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18일 오전 대구시 달서구 송현역 인근지역 등 3곳에서 진행됐다.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마스크를 쓴 채 나타난 김씨는 이날 경찰 30여명에게 둘러싸인 채 담담하게 당시 상황을 재연했다.

김씨는 오전 10시20분께 송현역 인근 골목길에서 차량에 탄 채 고교생 문모(17)양을 유인하는 장면을 재연한 뒤 달서구 대천동 성서 4차 산업단지 인근 도로, 달성군 가창면 야산 등으로 이동하면서 현장검증에 임했다.

시종일관 태연한 모습으로 납치부터 암매장까지의 범행을 재연한 김씨는 심정을 묻자 "죽을 죄를 졌다. 죽음으로써 참회하겠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납치 지점에서 현장검증을 지켜본 문양의 큰아버지(55)는 "집이 바로 저 앞인데... 살이 떨린다"면서 말을 잇지 못했고, 문양의 고모는 "얼굴이나 좀 보자"면서 김씨가 탄 차량으로 달려들기도 했으나 막상 성폭행 재연 상황에서는 주저앉으며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송현역 인근 납치 장소에서 현장검증을 지켜본 주민 50여명도 "저런 놈은 죽여야 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라며 분노를 금치 못했다.

주민 박모(45.여)씨는 "용의자가 아는 사람의 집에 세들어 살았다는 얘기를 듣고 소름이 끼쳤다"면서 "꽃다운 나이의 고등학생을 왜 이처럼 무참히 죽였는지..."라고 애통해했다.

현장검증을 모두 지켜본 이모부 장모(53)씨는 "김씨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면서 "지난학기 시험에서 전교 1등을 하는 등 반듯한 가정에서 자란 성실한 아이었는데...너무 순진해서 이런 일을 당한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현장검증을 지휘한 대구 달서경찰서 김원석 형사과장은 "용의자가 범행을 뉘우치는 기색이 없다"면서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김씨의 DNA 분석을 국과수에 의뢰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4일 오후 10시30분께 대구시 달서구 송현동 모 여고 인근 골목길에서 문양을 납치해 달성군 가창면 야산에서 성폭행하고 살해.암매장한 혐의로 13일 경찰에 붙잡혔다.

한편 피살된 문양의 장례식이 17일 오전 대구시 달서구 가야기독병원에서 열린 뒤 시신은 대구시립화장장에서 화장됐으며 이날 문양의 부모는 현장검증 장소에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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