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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국회의사당 건너편에서는 삼청교육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추념식이 26년만에 처음으로 열렸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삼청교육대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영정 앞에 고개를 숙이고 명복을 빌었다. 헌화를 하던 도중 일부 유가족들은 북받쳐오르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정인수 전 삼청교육대 진상규명투쟁위원회 위원장은 추모사를 통해 "군부독재 세력이 저지른 삼청학살로 억울하게 죽어간 불쌍한 영혼들의 명복을 빈다"면서 "정부는 삼청학살에 대한 진상규명과 피해배상을 위한 완벽한 법적 조치를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영순 삼청교육대 인권운동연합 회장도 "신군부 전두환 독재정권 유지를 위해 불법적으로 끌려가서 매맞고 병신되고 학살당한 것도 억울한데, 거짓 홍보 때문에 피해자들은 인간쓰레기 취급을 받았다"며 "가족이 삼청학살당한 것도 드러낼 수 없는 것이 한국사회의 어처구니 없는 현실"이라고 한탄했다.

이들은 추모의식과 더불어 ▲삼청교육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 ▲정부의 철저한 삼청학살 진상조사 ▲한나라당의 전두환 전 대통령 등 삼청학살 책임자 처벌 및 국방부 과거사위 진상규명 적극 협조 등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잡혀가서 개처럼 맞았는데...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어"

내리쬐는 따가운 햇볕에도 아랑곳 않고 끝까지 자리를 지킨 삼청교육대 피해자들은 한 목소리로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삼청교육대에 들어간 사연은 다양했지만 사회로 돌아온 뒤 상황은 하나같이 좋지 않았다.

26년전 35살의 전기공이였던 최인규(61·경기 의정부)씨는 자신이 왜 삼청교육대에 끌려갔는지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다고 했다.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어. 얘기해주는 사람도 없고…. 거기서는 인간취급을 안 했지. 폭행을 말할 것도 없고 교관이 사람 다루는 걸 개새끼 다루듯 했다니까."
그는 교관의 폭행으로 대퇴부가 으스러져 일주일만에 밖으로 나왔지만 5cm 짧아진 오른쪽 다리로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장애 6급 판정을 받은 조남천(44·대전 대덕)씨는 17살의 어린 나이에 삼청교육대에 들어가 8개월을 보냈다. 조씨는 "집에서 술김에 소리를 지른 것을 마을 사람이 신고해 파출소에 붙들려갔다가 삼청교육대까지 갔다"며 "살아서 나온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어리다고 엄청 맞았어요. 안 맞으면 잠도 안 왔죠. 정말 죽을까봐. 개·돼지도 그렇게 때리지 않았을 겁니다."
삼청교육대에서 나온 이후 대인기피증이 생겼다는 그는 "술만 마시면 사람들이 미워 보여 폭력 사건에 휘말린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며 "인생이 엉망이 됐다"고 괴로워했다.

영정을 들고 추모제에 참석한 유가족과 병원에 누워 있는 피해자를 대신해 추모제에 참석한 가족도 그동안의 고통을 털어놨다.

강원도 양구에서 올라온 강화자(64)씨는 4남매를 혼자 키워냈다. 남편은 삼청교육대에 갔다온 뒤 앓다가 2년만에 사망했다. 강씨는 "농사, 보따리 장사 등 안 해본 일이 없다"며 "힘이 부족해 자녀 교육을 잘 시키지 못한 게 한"이라고 울먹였다.

"삼청교육대에서 8일만에 나온 아들이 아직도 병원을 들락날락 한다"고 하소연한 70대 할머니는 "22살에 잡혀가서 병신됐다, 차라리 죽는 게…"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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