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징그러운 벌레 처음 봤다" 해충 습격

by 인선호 posted Aug 2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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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 해충 마을을 습격했다”

진해 준설토 투기장에 대규모 파리떼가 출몰해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진주에서 수십만~수백만마리의 벌레가 집 안팎을 가리지 않고 마을 일대를 기어다니고 있어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엄청난 수의 벌레들이 기어다니고 있는 이 마을은 5가구 10여명이 살고 있는 진주시 명석면 동전마을 구배골.

이 벌레는 생긴 모습이 송충이와 지네를 닮았는데 머리와 꼬리는 지네와 비슷하고, 몸통은 송충이를 닮아 보기만 해도 징그러워 주민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무더운 날씨에도 방문을 제대로 열지 못하는 것은 물론 문틈으로 벌레들이 들어 올까봐 수건 등으로 틈새를 막는 등 벌레들의 출현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 주민은 도라지와 고추를 경작하고 있는 밭에 가기 위해서는 이 벌레들이 가장 극심하게 들끓고 있는 풀밭을 지나야 하는데 벌레들의 모습만으로도 징그러워 아예 농사를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정순(74) 할머니는 “칠십 평생 이렇게 징그러운 벌레는 처음 봤다. 보기만 해도 먹은 것이 넘어오려고 한다”며 “붉은색 머리와 꼬리, 그리고 솜털이 무성하게 나 있는 몸통을 생각하면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라고 몸서리를 쳤다.

또 “밤에 화장실 가기가 가장 무섭다”며 “이 벌레가 신발에 깔려 죽는 소리가 들리면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라 화장실 한 번 다녀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 벌레가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 25일 오후 도라지와 고추밭에 가려던 김연옥(40)씨 부부에 의해서다.


일상생활 안 되고 농작물 피해 우려…대책마련 호소

김 씨는 “고추밭에 가려고 풀밭에 들어섰던 우리 집 아저씨가 비명과 함께 펄쩍 펄쩍 뛰면서 다시 나오기에, 자세히 보니 셀수 없을 정도로 많은 벌레들이 풀 위를 기어다니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던 것이 불과 2~3일새 온 마을을 뒤덮어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온 마을을 기어다니고 있다.

주민들은 이 마을 300m 위쪽에 위치한 계곡에서 최초로 발생한 벌레들이 농로와 계곡물을 따라 이동하고 있어 홍지·개원·덕곡·간지·신촌 등 아랫마을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 마을 농로에는 벌레들의 사체가 즐비하게 널려 있는 것은 물론 벌레들이 먹어치운 나뭇잎으로 종이를 만드는 닥나무 등이 가지만 앙상하게 남아있을 정도다.

특히 고추, 콩, 깻잎 등 농작물에도 매달려 있어 농작물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바퀴벌레 약을 살포하고 일회용 부탄가스를 이용해 벌레들을 그을려 보기도 하지만 워낙 개체수가 많은 탓에 겨우 집안으로 들어오는 벌레만 막을 수 있는 정도인데다 개체수도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어, 사실상 주민들은 속수무책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행정당국에 대책을 요청했으나 지금까지 관계기관의 방제작업은 커녕 현장을 방문하는 공무원도 없어 당국의 안일한 행정에 비난을 퍼붓고 있다.

박태현(54) 씨는 “면사무소와 시에 방제대책을 호소했지만 아직까지 마을에서 공무원 얼굴도 보지 못했다”며 “주민들이 이 같은 불편과 고통을 겪고 있는데도 행정당국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 남부산림연구소 이상명 박사는 “이 마을에 출몰한 벌레의 정확한 이름이나 출몰 경위 등은 잘 모르겠다”며 “조만간 학계 전문가 등과 함께 마을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는 벌레에 대해 조사, 구제방안 등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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