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일본 문화 모방 논란…한국에도 ‘고갸루’상륙

by 인선호 posted Aug 2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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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 국내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일본의 ‘고갸루’를 모방한 옷차림과 화장이 인기를 끌고 있어 왜색짙은 문화를 무분별하게 따라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고갸루’란 한자의‘고(高)’와 소녀(Girl)를 뜻하는 ‘갸루’가 합쳐진 일본식 표현으로 짙은 화장에 요란한 옷차림을 하고 다니는 까만 피부의 여고생을 뜻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일본에서는 이러한 옷차림의 여고생들을 쉽지 않게 볼 수 있으며 보통 ‘갸루’라고 줄여 부르기도 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주요 인터넷 사이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갸루 클럽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회원수 800명에 이르는 국내 모 사이트 갸루 클럽 회원들은 서로 화장법과 의상을 공유하며 전국적으로 활발한 친목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 사이트에 이 클럽 회원들의 사진이 퍼지자 “따라할 것이 없어 저속한 일본 문화를 따라하느냐”는 비판과 “개성있는 옷차림은 개인의 자유”라는 의견이 네티즌 사이에서 치열하게 오고갔다.

갸루 논란이 점차 뜨겁게 달아오르자 이 클럽 관리자는 “화려하고 개성있는 갸루 스타일이 좋아서 하고 다닐 뿐 일본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깨끗하고 단아한 것을 좋아하는 한국 문화와 맞지 않는다고 무조건 비방하지 말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까맣게 선탠한 피부에 눈에 띄는 요란한 화장의 갸루 문화. 이는 평법한 한국 사회의 코드와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 그런데도 왜 최근들어 갸루가 인기를 끌고 있을까.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혐일류(嫌日流)’처럼 배타적으로 볼 필요는 없겠지만 무분별하게 따라하는 것을 개성이라고 착각하는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문화적 성찰에 바탕을 두지 않고 무조건 모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특히 젊은 층에게 갸루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 관련 “신세대들이 구세대들보다 만화나 영화 등 일본 문화 코드에 더 쉽게 다가갔기 때문”이라면서 “대중 문화의 속성중 하나가 바로 모방인데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일본 대중 문화수용에 논란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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